
예를 들어 강원도 영월에선 예전 사과 같은 작물은 겨울에 추위로 나무가 얼어 죽어 재배할 수 없었으나 지금은 생산이 가능해졌다. 또 전통적인 사과 산지로 꼽히던 대구와 경북 영천지방은 정반대 현상이 벌어졌다.
폭염 영향으로 사과 품질이 떨어져 아예 사과 농사를 포기하고 고온에 견디는 포도 같은 것을 심는 농가가 많아졌다. 한 연구자료를 보니 겨울철 기온이 오르면서 전국의 농작물 지도가 바뀌는 속도가 아주 빨라져 보리 재배선이 강원도 철원까지 북상하고 남부지방에서만 발견되던 병충해도 북상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고 한다.
농업은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는 분야인데, 우리 농정당국이 이런 기후변화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활용하는지 궁금하다. 환경과 기후변화를 잘 활용함으로써 농산물의 품질과 생산량을 높일 수 있는 대책 수립이 절실한 실정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그런 기후변화에 대부분 농민들의 경험에 의존해 대응하는 듯하다. 농민이 피부로 느끼는 “더 추워졌다”거나 “무척 더워졌다”는 식의 경험에 의존해 작물을 선택하는 원시적인 농업 방식으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선진농업을 기대하기 어렵다. 기후변화에 맞는 품종 개량과 농사법 개발은 물론 기초적인 연구에 정부가 적극 나섰으면 한다.
성열봉·충남 청양군 안심리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