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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번째 과업 : 아마존의 여왕 히폴리테의 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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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4-21 13:40:00 수정 : 2013-09-25 17: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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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클레스와 여자들만 사는 나라 아마존의 여왕 -15- 남자와 섹스는 해도 사랑은 금지한다.

헤라클레스에게 주어진 아홉 번째 과업은 이제까지 완수했던 일들보다 훨씬 까다롭고 힘든 일이었다. 다름 아닌 아마존족 여왕의 허리띠를 가져오는 일이었다. 이 허리띠는 전쟁을 좋아하는 신 아레스가 역시 호전적인 히폴리테가 여왕으로서 위엄을 갖도록 하기 위해 선물로 주었던 것이다. 그만큼 히폴리테의 명성은 신들에게까지도 회자되고 있었다. 그런 전쟁에 관한한 악명높은 그녀의 허리띠를 가져오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또한 많은 호위병들에 둘러싸여있는 여왕의 허리띠를 가져오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과업이었다.

더구나 아마존족은 여자들만의 종족이었다. 이들 종족이 여인들만의 종족이 된 데는 여왕의 방침 때문이었다. 이 나라의 여자들은 모두 대단히 호전적이었다. 그 힘을 길러 이 종족은 주변 나라들을 쳐들어가서 잔인하게 몰살을 시키고 그 중에 건장한 남자들을 사로잡아 그들과 강제로 관계를 맺었다. 그렇게 관계를 맺고 나면 그 남자들마저도 죽여 버렸다. 그렇게 하여 한 사람도 그 종족을 빠져나와 살아난 적이 없었다. 그런 식으로 종족을 유지해온 여인들의 왕국은 나날이 전투력이 강해졌다. 여왕은 남자들이 개입되면 시기와 질투가 난무하여 나라가 제대로 서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남자는 단순히 종족을 보존하는 씨 주머니로만 취급했던 것이다.

생포한 남자들과 관계하여 여자들이 수태를 하여 아이를 낳았을 때 남자 아이는 죽여 버리고, 여자 아이만 길렀다. 그것이 관습이 되자 나라의 백성들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호전적이고, 어려서부터 남자들을 상대로 이길 수 있는 전투력만 훈련받아온 이 종족의 여인들의 힘은 놀라우리만큼 강했다. 그 덕분에 주변 나라들을 쳐들어가 나라를 빼앗곤 하여 이미 몇 개의 번창한 도시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주변 국가들은 이 여인들의 침략이 없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에우리스테우스는 이번에는 어떤 과업을 헤라클레스에게 내릴 것인가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딸 아드메테는 특이한 취미가 있었는데 진기한 것을 수집하는 것을 좋아했다. 아드메테는 어디서 그 허리띠의 소문을 들었는지 아버지를 졸라댔다.

“아버지, 아마존의 여왕 히폴리테는 굉장히 아름다우면서도 진기한 허리띠를 차고 있대요. 그 허리띠만 차고 있으면 많은 여인들이 꼼짝 못하고 그녀에게 굴복한대요. 아버지 그러니 그 허리띠를 가져다 줘요.”

그러지 않아도 주변 나라들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고 있던 아마존족의 소문을 듣고 있던 에우리스테우스는 이번 과업은 아마존족의 여왕의 허리띠를 구해오는 것으로 결정했다. 에우리스테우스는 헤라클레스를 보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여 늘 숨어 있곤 했지만 과업을 거듭할수록 두려운 마음이 가시고 같은 편으로 인식이 들었던지 이번에는 친히 나와서 헤라클레스에게 과업을 알려주었다.

“헤라클레스, 그대는 그동안 훌륭하게 8개의 과업을 마쳤네. 이제 몇 가지 과업이 남지 않았으니, 이번 과업도 잘 완수해주기 바라네. 이번 과업은 아마존족의 여왕 히폴리테의 허리띠를 가져오는 일이네. 전쟁을 해서라도 그 허리띠를 빼앗아 와야 하네. 내 군대를 얼마 내어줄테니 출병을 서두르게.”

그 여왕의 소문을 들어 알고 있던 헤라클레스는 적이 놀랐다. 아마존족의 여왕 히폴리테는 무예가 뛰어나고 잔인하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 주변 나라들의 남자들은 그녀가 움직이기만 하면 벌벌 떨며 숨을 곳을 찾느라 애썼다.

헤라클레스는 처음으로 군潁?이끌고 그녀가 사는 소아시아 북쪽 테르모돈 강가를 향해 출발했다. 이번 아마존 원정에는 아테네의 최고의 영웅 테세우스와 텔라몬도 가담했다. 출정 준비를 마친 헤라클레스 일행은 아마존을 향해 출정했다. 일행은 아마존으로 가는 도중에 있는 키클라데스 제도의 파로스 섬에 들렀다. 파로스 섬은 크레타 섬 미노스 왕이 다스리고 있었다. 그런데 미노스가 죽고 나서는 그의 아들 안드로게오스가 왕위를 물려받아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다. 헤라클레스 일행은 이 파로스 섬에서 잠시 머물게 되었다. 그 동안에  파로스 백성이 헤라클레스의 군사 2명을 죽인 일이 발생했다. 화가 난 헤라클레스는 파로스를 포위하고 왕과 그의 두 아들인 알카이오스와 스테넬로스를 인질로 잡고는 배를 이용해 아마존으로 향했다. !

헤라클레스 일행은 아마존에 배를 대고 상륙에 성공했다. 그리고는 군대를 이끌고 아마존국의 왕궁으로 향했다. 성을 경계로 대치한 헤라클레스는 큰 소리로 외쳤다.

“아마존의 여왕 히폴리테, 나는 헤라클레스요. 난 단지 당신의 허리띠를 가지러 왔을 뿐 당신의 나라와 사우고 싶은 생각은 없소. 그러니 순순히 허리띠를 내어 주시오.”

히폴리테는 당당한 여장부답게 성루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헤라클레스의 소문을 들어서 익히 알고 있었으므로, 평소에도 그를 한번쯤 보고 싶어 했다. 직접 헤라클레스를 내려다 본 그녀는 헤라클레스의 당당한 모습과 외모에 호감을 느꼈고, 자신의 허리띠를 내어 주고 싶었다. 그녀는 또박또박하고 위엄있는 목소리로 외쳤다.

“아 헤라클레스, 나 또한 그대의 소문을 들어서 잘 알고 있소. 그대와 술이라도 한 잔 나누고 싶었소. 내 기꺼이 최고의 영웅 그대에게 내 허리띠를 내어 주리다. 여봐라, 저들을 성안으로 들여서 묵을 곳을 잘 안내하고, 편히 쉬게 하여라.”

히폴리테는 뜻밖에도 선선히 허리띠를 헤라클레스에게 내어주고는 그들 일행을 성대하게 대접해 주었다. 그러자 이 일에 대해 분개한 이가 있었으니 제우스 신의 아내 헤라였다. 남편이 바람을 피워서 낳은 아들이라 질투심으로 헤라클레스에게 복수를 하려고 전전긍긍하던 헤라는 너무 쉽게 헤라클레스가 아홉 번째 과업을 마치자 분노가 끓어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 헤라는 손수 아마존으로 내려와서 아마존의 여인으로 변장을 했다. 그리고는 여인들의 막사 앞에서 그녀들을 선동하기 시작했다. 그 시간에 히폴리테는 헤라클레스와 다정하게 술을 나누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아마존 여인으로 변신한 헤라는 이렇게 외쳤다.

“여러분은 속고 있어요. 헤라클레스는 우리들의 여왕을 납치해갔어요. 그러니 어서 나를 따라 헤라클레스의 군대를 물리치고 여왕을 구해야만 해요. 어서요. 어서 무기를 들고 나를 따라요.”

그러자 여인들은 각기 무기를 들고 용감하게 헤라의 뒤를 따랐다. 헤라는 선봉에 서서 헤라클레스의 군대를 습격했다. 용맹스럽고 전투력이 강한 아마존의 여인들은 일시에 헤라클레스 군사의 진영을 초토화 시킬 기세로 맹렬히 달려들었고, 헤라 역시 선두에 서서 적을 제압해 나갔다. 밖에서 소란이 일어나자 부하 한 사람이 급히 뛰어 들어와 여인들이 습격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술이 거나하게 취기가 오르고 있던 헤라클레스는 여왕이 약속을 어긴 줄로 오해하고는 변명을 하려는 그녀의 변명을 들을 사이도 없이 단숨에 목을 졸라 죽였다. 이미 습격으로 군사를 거의 다 잃은 헤라클레스는 히폴리테의 허리띠를 취하고, 권력 2인자였던 멜라니페를 사로잡아서 해변으로 달렸다. 그 사이에 테세우스도 히폴리테의 동생 안티오페를 사로잡아서 함께 달렸다.!

이 섬을 빠져나온 헤라클레스는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자 여인들에게 자기 나라로 돌아가라고 일렀다.

“자 나는 아레스가 여왕에게 선물한 이 허리띠만 가져가면 되오. 여왕의 일은 안 되었소. 본의 아니게 내가 여왕을 죽였소. 멜라니페, 그대는 안티오페와 돌아가서 아마존을 잘 다스리시오.”

그러자 멜라니페는 돌아가려고 일어섰지만 안티오페는 따라나서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테세우스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있었다. 테세우스를 사랑하게 된 안티오페는 자기 나라를 버리고 테세우스를 따라 아테네로 출발했다.

헤라클레스는 돌아오는 길에, 포세이돈이 보낸 괴물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트로이 왕 라오메돈을 도와주었다. 이전에 포세이돈은 아폴론과 함께 트로이의 성벽을 쌓아주었었다. 그런데 트로이의 왕 라오메돈은 약속했던 보수를 두 신에게 지불하지 않았다. 노한 포세이돈은 괴물을 보내 복수를 시작했고, 이를 무마하려고 라오메돈은 신들의 요구에 따라 자기의 딸 헤시오네를 묶어 바다의 괴물에게 제물로 바치려 하고 있었다. 헤라클레스는 괴물을 퇴치하고 헤시오네를 구해주는 대신에 제우스로부터 받은 명마를 자기에게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그 약속을 받아내고, 해안의 성채 뒤에서 괴물을 습격했다. 하지만 괴물은 만만치 않았다. 격렬하게 싸우던 중 미처 공격을 피하지 못한 헤라클레스는 그 괴물에게 통째로 잡혀 먹히고 말았다. 하지만 헤라클레스! 는 괴물의 뱃속에 들어가서도 칼로 무수하게 괴물을 찔러 죽였다.

하지만 막상 괴물을 퇴치하자 교활하기 짝이 없는 라오메돈이 이번에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헤라클레스는 그에게 복수를 맹세했다.

돌아오는 중에 헤라클레스는 트라키아의 아이노스에 들렀다. 아이노스는 전에 헤라클레스가 융숭한 대접을 받았던 곳이기도 했다. 이 나라의 포르티스 왕은 좋은 왕이었다. 그런데 왕의 동생 사르페돈은 왕의 권력을 등에 업고 백성을 괴롭히며,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었는데, 형으로서도 골칫거리였다. 나라의 절반을 쥐고 흔들면서 포악하게 굴었다. 그 고민을 알고 있던 헤라클레스는 사르페돈을 죽였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헤라클레스는 또한 타소스 섬을 점령하고, 파로스를 정복했을 때 인질로 잡았던 알카이오스와 스테넬로스에게 돌아가서 나라를 잘 다스리라며 풀어주었다. 그는 마침내 티린스로 돌아와서 에우리스테우스에게 아마존 여왕의 띠를 주었다. 그런데 왕은 이것을 딸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헤라 여신의 신전에 봉헌했다.

-그의 열 번째 과업은 다음 주에 이어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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