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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전자 발찌'부터 성범죄자 '전자 팔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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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5-07 17:27:21 수정 : 2008-05-07 17: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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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한 납치 살인 사건 이후, ‘GPS 위치추적 전자 팔찌’의 수요가 늘어났다고 한다. 허술한 사회안전망에 대한 소개 기사도 봇물을 이루었다. 사회와 정부를 탓하느라 아이들을 범죄의 사각지대에 그대로 둘 수 없다는 부모의 마음은 절박하다. 불안하고 염려하는 부모들을 안심시켜줄 수 있는 첨단장치가 등장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왠지 어려서부터 위치추적 최첨단 기기로 무장한 아이들은 어딘가 모를 부작용을 감수해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휴대폰을 귀와 머리에 바짝 가져다 통화하다보면, 머리가 아프거나 종양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처럼 말이다.

과연 전자 팔찌만 차면 우리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지, 또는 전자 팔찌의 사용이 가져올 부작용은 없는지 살펴보자.

 태어나면서부터 RFID전자발찌를 차는 신생아들
 spatley, http://www.flickr.com/photos/spatley/888628791/ 2008.4. 방문 인용

과거에도 어린이 대상 범죄가 기승을 부렸다. 하지만 과거에는 '유괴·성폭력 예방'을 주로 가정과 학교에서 교육으로 해결하였다. 아이들이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술로 안전을 보장하는 추세가 주를 이룬다.

아이키즈폰, 미아방지 은팔찌, 은목걸이, 개인 휴대용 위치추적기, 호신용 인형 경보기, 호신용 강력 스프레이 등이 그 사례다. 이들 제품은 단순히 이름을 새겨 넣어 미아를 방지하는 수준에서 실시간으로 아이의 위치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는 제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런 제품을 하나 둘 구입해 우리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까? 위치를 추적한다고 아이가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아이의 동선, 장소 그리고 문화 맥락 차원에서 기술과 제도를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이와 산모 모두 RFID로 추적, 연결, 감시되는 기술시대
Johnna Cabrera, http://www.flickr.com/photos/7549961@N08/433182119/ 2008.4. 방문 인용

RFID를 태그(Tag)를 활용한 사례는 급속하게 늘어만 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RFID 관련 법규 및 가이드라인, 올바른 사용에 대한 교육, 부작용에 대한 홍보 및 대책, 해킹 등으로부터의 안전 등에 대한 연구와 관심은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옥션 해킹사고로 1천만 명의 개인정보가 노출되었다. 사건이 터져야만 호들갑을 떨지, 평소 꾸준한 관심을 가지지 않고 안일한 대응이 늘 문제이다. 옥션의 개인정보 노출 사건은 미래 사회, RFID로 개인이 추적되는 시대에 해킹이 얼마나 위협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과연 RFID로 전 국민을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선량한 사람부터 범죄인’까지 위치를 추적하면 안전한 세상이 올 것인가? 이에 대해 선뜻 답할 수 있는 전문가는 드물다. 다만 기술로 위치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면, 범죄율이 떨어지거나 범인을 쉽게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환상만이 있는 것이다.

오히려 미래에는 RFID 태그로 노출된 개인정보가 실시간으로 범죄인의 손에, 스팸 메일을 보내는 악성업자들의 손에 넘어갈 위협도 크다. RFID는 5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생산될 전망이다. 현재 50원의 원가에는 보안에 대한 기술이 없다. 저렴해야하기 때문에 그만큼 보안에도 취약한 것이다.

※ 저자 소개
강장묵(mooknc@naver.com, http://www.mookuc.com)

유비쿼터스 컴퓨팅와 증강현실, 프라이버시와 개인정보보호, UCC와 디지털 저작권, 시맨틱웹과 온톨로지 등 새로운 기술과 법에 관한 연구와 기술이 사회와 문화 현상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공학자의 눈으로 살펴보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다수의 저널과 십여 편의 관련 저서 그리고 칼럼이 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에서 정보인권을 위한 활동도 겸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떠나는 용기와 배움을 즐기는 겸손함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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