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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발견한 숨겨진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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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5-07 17:52:46 수정 : 2008-05-07 17: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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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로 입구

몇 년 전 사라예보의 산길을 거닐던 어느날, 산골짝  길 끝에서 만난 어떤 할아버지께 "아직 그 쪽은 지뢰가 제거되지 않았으니 가지마라" 라고 경고를 들은 후, 아는 길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다녔었다. 

4월의 어느 일요일, 새 봄의 따사로운 기운이 온누리에 가득한 오후,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있었던 산책로이건만 우리 가족은 새로운 산책로를 걸었다. 북쪽으로 들어오는 사라예보 길목의 사라이 호텔 아랫길 산책로는 왕복 3시간정도 소요되는 길로, 계곡을 따라 만들었으며, 길목 곳곳에 향긋한 쑥이 있는 멋진 산책로이다. 아내와 딸은 함께 쑥을 가득 캐 왔다. 이곳 사람들도 그것을 먹을줄 안다면 남아있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산책로 끝에 다다르자 16세기 만든  코지야 추프리야 다리가 눈에 보였다. 관광안내 책으로만 보던 것을 실제로 보게된 것이 큰 수확이었고, 마침 네덜란드 대사관에서 파견근무 나온 직원을 만나 이것저것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코지야 추프리야다리
 산책로 끝의 뒷산

3시간 후 산책을 마치고 버스를 기다리던 중, 밀야츠카 강변에서 카메라를 들고 누군가 인터뷰하는 모습이 보여 호기심에 가까이 다가갔더니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얼굴이 아닌가!  다름아닌 CNN 방송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가까이에서 사진 몇장 찍고 얘기도 잠깐 들어보니 유창한 영어로 보스니아의 현 상황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특히 종이 쪽지 하나 없이 거침 없이 인터뷰를 엮어 나가는 것을 보니 역시 프로가 다르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움직여라! '움직이면 그 무엇이든 수확을 거둘 수 있다'는 교훈까지 얻은 더할나위 없이 아름다운 봄날의 오후였다.

 네덜란드 대사관 직원과 함께

 
 제일 왼쪽도로가 강변계곡 산책로
 산 위의 집들
 산위에서 바라본 시가지 전경과 이슬람 흰 첨탑들

 CNN 방송 인터뷰 광경

/ 김성룡 통신원 soungryo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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