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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엉망진창'… 귀족들만을 위한 골프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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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들이 절정의 기량을 겨뤘지만 대회 운영은 엉망이어서 팬들과 선수들의 원성을 샀다.

28일 유럽프로골프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이 열린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골프장에는 세계랭킹 1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를 비롯한 정상급 선수들의 경기를 보려는 갤러리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대회운영 측이 경기장에서 8㎞나 떨어진 곳에 갤러리주차장을 마련하는 바람에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거리가 길어 직접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원성을 샀고, 경기중에는 갤러리들의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선수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사태가 빈발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귀족’은 있었다. 회원들만을 위한 배타적인 골프장인 블랙스톤이 회원들만을 위해 클럽하우스 500m 거리에 따로 주차장을 마련한 것. 일반적으로 대회를 할 때 골프장 전체를 대회 주최측이 임대하기 때문에 골프장 회원이라도 일반 갤러리와 동등한 대우를 받지만 결국 블랙스톤은 회원들을 위해 일반 갤러리를 8㎞나 밖으로 밀어낸 꼴이 되고 말았다. 이 대회 입장권은 평일 5만원, 주말 10만원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 중에는 최고 가격에 속한다.

경기 진행에도 문제 투성이였다. 미구엘 앙헬 히메네스(스페인)가 3번홀에서 1m 안팎의 파 퍼트를 하려는 긴장된 순간 경기운영요원의 휴대전화가 울리면서 히메네스가 짜증을 낸 것을 비롯해 웨스트우드는 7번홀에서 티샷을 하려는 순간 어린 아이가 말을 해 어드레스를 풀었고, 다시 티샷을 하려는 순간에는 카메라 셔터가 터지면서 공은 오른쪽으로 밀려 벙커에 빠져 웨스트우드는 이 홀에서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웨스트우드는 9번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계속되자 어이없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선수들은 코스 컨디션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해까지 제주도 핀크스골프장에서 열렸던 이 대회는 계약을 3년 더 연장하면서 블랙스톤 이천에서 2013년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총 27홀 중 북서코스가 대회 코스로 사용되고 있는데 당초 대회조직위에서는 개장한 지 1년여 밖에 되지 않아 잔디 활착 상태가 좋지 않은 서코스 대신 완공된 지 2년이 지나 상대적으로 잔디 컨디션이 좋은 동코스를 대회코스로 하자고 요구했다. 하지만 골프장측이 전체적인 조망을 감안해 서코스를 고집했다.

대회 개막전에 코스 컨디션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자 골프장측은 “제주도 블랙스톤에서 육성하고 있는 잔디를 긴급 공수해 보수하면 된다”고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지만 정작 대회가 시작되니 골프장측의 호언장담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페어웨이는 그런대로 컨디션이 좋았지만 러프쪽은 잔디의 밀도가 듬성듬성해 마치 수리지에 가까웠다. 그린 스피드도 3.1m로 국내 토너먼트 대회 스피드보다 떨어질 정도였다. 웨스트우드는 “그린이 너무 느리다”면서 경기를 마친 뒤 주최측의 간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자회견장에 들르지 않은 채 곧장 대회장을 빠져 나갔다.

경기 진행요원 간의 소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골프장 정문과 미디어센터 중간쯤에 위치한 주차장에서 미디어셔틀이 운영되고 있었으나 오후가 되면서 운행시간이 지켜지지 않았고, 주요 선수들이 한창 플레이를 하고 있던 4시쯤에는 “경기가 끝나 셔틀운행도 끝났다. 직원들도 퇴근했다”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을 하기도 했다. 또 미디어센터에는 음료수조차 동이 나 세계 각국의 기자들은 커피로 물을 대신하는 등의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천=한경훈기자 rsfl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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