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SM-3, PAC-3의 도입을 결정하더라도 실전 배치까지는 수년이 걸리는 데다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MD)체제에 가입한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이들 요격 미사일을 사는 대신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체제의 핵심인 천궁 개량을 추진키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그동안 SM-3, PAC-3 도입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야당과 시민단체에서는 MD에 가입하려는 것이 아니냐며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
김관진 국방장관도 이날 국방부 기자실을 방문해 “도입과 국내 개발에 시간적으로 차이가 별로 없고, 우리는 미국이 하는 상층 방어나 고고도 방어망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PAC-3급으로 자체 개발할 것”이라고 말해 이 같은 방침을 기정사실화했다.
군 관계자는 “중고도(10∼15㎞)를 비행하는 적 항공기 요격을 위해 개발된 천궁의 성능개량 작업을 내년에 시작해 2015년 말까지 끝낼 예정”이라며 “개량된 천궁Ⅱ는 북한 탄도미사일을 타격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에서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로 변신을 꾀한다는 얘기다. 그는 또 천궁Ⅱ의 성능과 관련, “SM-3, PAC-3를 뛰어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국방부가 SM-3, PAC-3를 구매하지 않기로 한 데는 성능 개량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천궁Ⅱ는 항공기 요격용인 천궁의 근접신관 타격방식에서 직접충돌방식으로 바뀌면서 탄도미사일 요격 기능을 갖추게 된다. 사거리는 40㎞대이지만 유효고도는 40∼50㎞대로 높아질 것으로 전해졌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현재 관련업체가 천궁Ⅱ와 관련한 사업제안서를 만드는 중”이라며 “이미 개발된 천궁에도 SM-3, PAC-3의 성능에 버금가는 기술이 들어 있지만 천궁Ⅱ에는 모든 면에서 이들 요격미사일을 뛰어넘는 성능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존 호크 미사일을 대체하는 천궁은 내년부터 실전배치된다.
우선 20여개 호크포대에 있는 호크 미사일을 전량 교체해 800여 기가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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