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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일본해 단독표기’ 파문…‘동해 병기’ 20년 노력 물거품 위기

입력 : 2011-08-10 01:54:56 수정 : 2011-08-10 01: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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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지명 원칙 국가 많아 동해표기 확산에 걸림돌
내년 4월 IHO 총회 개최…개별국가 접촉 강화해야
미국 정부가 동해 수역의 일본해 단독 표기 입장을 다시 한 번 들고 나오면서 ‘동해·일본해’ 병기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정부는 1991년 유엔 가입 이후 동해 병기를 추진해왔지만, 18세기 이후부터 쓰여진 일본해 단독 표기를 뒤엎지는 못했다. 미국까지 일본 편을 들고 나오면서 상황은 꼬이고 있다.


◆일본해 표기 확산 배경은


전 세계 지도 제작사의 77% 정도가 동해 수역을 일본해로 단독표기하고 있다. 18세기 이후 세계적으로 근대 지도가 만들어지면서 일본해로 쓰여 보편적 명칭으로 알려진 데다 일제 식민지배,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우리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제수로기구(IHO)는 지금까지 1929년과 1937년, 1953년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바다이름 표기 규정을 채택했는데, 당시 국제적인 기준 표기로 정한 ‘일본해’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해상안전 확보 차원에서 단일 지명 원칙을 선호하는 국가가 많은 것도 동해 표기 확산을 막는 걸림돌이다.

미국은 일본해 단독표기를 주장한다. 미 국무부 마크 토너 대변인은 8일(현지 시간) 미국이 일본해 단독표기 입장을 IHO에 전달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미국은 지명위원회(BGN)가 결정한 명칭을 사용하고 있으며, 해당 수역(동해)에 대한 공식 명칭은 일본해”라고 밝혔다. 유엔 사무국도 미국과 같은 입장이다. ‘분쟁지명에 대해 합의에 이르기 전까지는 가장 널리 쓰이는 명칭을 사용한다’는 내부 관행에 따른 것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오른쪽)가 9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미국이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표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제수로기구(IHO)에 제출한 것과 관련해 “일본해 단독표기로 하지 말고 동해도 같이 표기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IHO 참가국 개별접촉 강화해야


2012년 4월 열리는 IHO 제18차 총회를 앞두고 ‘해양경계’ 실무그룹 논의에서 우리와 일본 측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18세기 英지도 한국해 표기 경상북도는 동해를 ‘한국해’(SEA OF COREA·원형 표기 부분)로 표기한 18세기 영국 지도를 계명대로부터 기증받아 9일 공개했다. 이 지도는 영국의 출판업자이자 지도 제작의 선구자로 일컬어지는 토머스 제프리스(Thomas Jefferys.1719∼1771)에 의해 1748년쯤 제작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지도는 당시 서양인들의 한반도 주변 명칭에 대한 인식을 보여준다”며 동해 표기에 관한 일본과 해외의 억지주장을 뒤엎는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한·일 외교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부는 유엔 가입 이듬해인 1992년 ‘유엔지명표준화회의’에서 동해 표기 문제를 국제사회에 공식 제기한 이래 동해 지명을 되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해 왔다. 성과도 있었다.

세계 각국에서 발간되는 지도 중 ‘동해·일본해’ 병기 사례가 2000년 약 2.8%에 불과했지만 2007년 23% 정도까지 늘었다. 2002년과 2007년 IHO 총회에서 표결이 무산된 것도 우리 정부의 문제 제기가 받아들여진 측면이 크다고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전했다.

이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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