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해성은 과연 어떤 특징과 능력을 지니고 있을까. 해성은 우선 발사 후 함정에서 별도의 조종이나 통제없이 사전에 입력된 자료에 따라 비행하며 목표물을 찾아가는 ‘발사 후 망각’(Fire & Forget) 방식을 취하고 있다. 로켓부스터로 발사된 뒤 단 분리 이후에는 소형 터보제트엔진으로 비행한다. 이 터보제트엔진은 유도탄이 혹한기나 혹서기를 가리지 않고 기동할 수 있는 추력을 보유하고 있다. 전천후 운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 바다 위로 스치듯이 날아가는 ‘해면밀착 비행’으로 가까운 거리는 물론 수평선 너머 적함까지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탄두는 유도탄이 적함에 명중한 뒤 갑판을 뚫고 내부로 침투해 폭발하는 ‘관통형’이다. 특히 로켓부스터와 탄두에는 둔감화(鈍感化) 기술이 적용돼 있다. 유도탄 피격에 의한 아군 함의 손상 방지를 위한 것이다. 신관은 충돌 후 일정시간이 경과한 뒤 기폭하도록 설계됐다. 반면, 소형 표적에 대해서는 충돌 즉시 폭발할 수 있도록 신관에 순발 기능도 가미했다.
최신의 컴퓨터 부품과 디지털 신호처리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버스’(data bus)도 설치돼 있다. 이는 유도탄 내 장비 상태를 일목요연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해준다. 유도탄을 발사할 때나 정비할 때 유용하다. 발사통제 장비도 최신 컴퓨터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기능의 운용성과 정비성을 높였다.
아울러 스트랩다운(strapdown)형 관성항법장치를 통해 유도탄의 속도와 위치, 자세 정보를 알아내는 기능도 있다. 이 장치는 중간단계 유도 과정을 거쳐 최종 표적을 탐색할 수 있는 위치까지 비행하도록 한다. 그런 다음 탐색기를 작동시켜 적함을 탐지하고 명중할 때까지 ‘호밍유도’(Homming Guidance·미사일이 유도지점에서 멀어짐에 따라 오차가 커지는 지령유도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미사일 스스로 지속적으로 표적을 추적하는 방식)를 한다.
◇사거리 150㎞에 달하는 해성 함대함 유도미사일이 함정에서 발사되고 있다. 해성은 함정에서 발사된 후 바다 위를 4∼5m 높이로 날아가 좀처럼 적에 요격되지 않는다. 또 극초단파를 쏴 적 군함 위치를 확인하면서 비행해 움직이는 목표물을 놓치는 법이 없다. ADD 제공 |
해군의 한 관계자는 “해성은 적 함정이 ‘재밍’(jamming·전파교란)을 시도하더라도 이를 회피한 뒤 다시 돌아와 표적을 향해 공격에 나설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면서 “이 기능은 엑조세나 하푼에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전후 함대함 미사일 해성은 윤영하함과 같은 유도탄고속함에서부터 대조영함과 같은 한국형구축함,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함정에 탑재할 수 있다. 한 발당 가격은 25억원이다.
박병진 기자·공동기획 국방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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