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DJ 인사’ 이태복 등 잇단 선진行
정동일 중구청장 ‘與→민주’ 당적변경 눈총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적을 바꾸는 ‘철새 정치’가 판치고 있다. 철새 정치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선거철마다 되풀이되는 한국 정치의 후진적 풍경이다. 이번엔 세종시 논란의 직접 영향권인 충청권에서 철새 정치인이 대거 ‘출몰’해 자유선진당에 둥지를 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새천년민주당에 몸담았던 진보적 인사인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3일 충남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선진당에 입당했다. 이 전 장관은 “선진당의 도지사 후보 영입 제안을 받고 고민 끝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정책목표를 제시해 충남도민의 고통을 해결하자고 작정했다”고 입당 배경을 설명했다. 이 전 장관은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서 잔뼈가 굵은 재야 출신으로, 청와대 복지노동수석과 복지부 장관을 역임한 김대중 정부의 주요 인사다.
앞서 충청권에서 다른 정당 출신 인사들의 선진당 입당 행렬이 이어졌다. 열린우리당 출신인 오시덕 전 국회의원과 한나라당을 탈당한 전·현직 지방의원 등 18명도 1월 중순에 선진당에 동반 입당했다. 2008년 민주당을 탈당했던 염홍철 전 대전시장은 지난해 12월 일찌감치 선진당을 선택했고, 대전시장 후보로 사실상 내정된 상태다.
여당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변경한 사례도 있다. 한나라당 소속 정동일 서울 중구청장이 지난 2일 민주당에 입당했다. 정 구청장은 “민주당에서 중구와 중구민을 위한 지킴이 같은 존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줄곧 민주당 계열에서 활동하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겨 중구청장에 당선됐다.
야당에서 여당으로 말을 갈아탄 단체장도 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당선된 뒤 탈당했던 엄용수 경남 밀양시장은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이와 관련, 이현우 서강대 교수(정외과)는 “정당의 정체성과 정당 간 차별성이 없는 한국 정치의 현실을 감안할 때 당적을 옮기더라도 본인의 철학이 완전히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당적 변경에 대한 부담이 작기 때문에 당선 가능성이 큰 정당으로 옮기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면서 “결국 유권자들이 철새 정치인의 행태를 표로 응징해 선거풍토를 바꾸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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