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변함없이 국정감사를 ‘감사’하는 ‘2009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이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 참여하는 20대 젊은이만 730여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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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에서 활동 중인 강중권, 윤필요, 박채리, 이지영, 이태영씨(왼쪽부터)가 1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본관 앞에 모여 밝게 웃고 있다. |
모두 올해 처음 국정감사 모니터에 참여한 신참들이다. 이들은 지난주부터 각 상임위 국감 현장에 투입돼 정해진 양식에 따라 의원과 피감기관을 날카롭게 평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국감 모니터링 소감을 묻자 이태영씨는 “책이 아닌 ‘살아있는 법’을 체험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내비치고는 “국회의원이 입법기관으로 행정기관을 감시하는 역할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정적이던 정치에 대한 인식을 바꾼 이도 있다. 강씨는 “‘정치인’ 하면 으레 여야가 격렬히 대치하고, 소리 지르는 등의 모습만 기억했는데, 막상 와보니 행정기관의 잘못을 지적하고 일깨우는 순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윤씨도 “정치를 멀리서 보는 것과 가까이에서 보는 것이 무척 다른 것 같다. 보수 정당 의원이라고 해서 다 보수적이지도 않았다. 민주주의가 토론을 통해 발전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원들의 잦은 출입과 모니터단에 대한 배려 부족 등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털어놨다. 박씨는 “의원들의 출입을 다 체크해야 하는데, 횟수가 너무 많아 힘들었다”며 “또 일부 피감기관은 모니터단 좌석을 따로 배정해주지 않아 방청석에 앉아 있으면 카메라 때문에 의석 체크 등 모니터가 잘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지영씨는 “의원들의 중복 질문이 많아 국감이 늘어지기도 했다. 불편한 좌석에 너무 오래 앉아 있다 보니 허리통증을 느낀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보람은 역시 모니터의 의미를 인정해줄 때다. 윤씨는 “헌법재판소는 가장 높은 자리에 모니터단 좌석을 따로 마련해줬는데 너무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태영씨는 “며칠 전 국회 복도에서 보좌관들끼리 ‘모니터단 때문에 국감 준비가 너무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겼다”고 활짝 웃었다. 일부 피감기관·의원들의 불성실한 태도는 단골 지적사항이었다.
강씨는 “아직도 자기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말싸움 등을 거는 의원들의 구태는 여전했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태영씨는 “피감기관들도 ‘검토해보겠다’, ‘대답하기에 적절치 않다’ 등 회피성 대답을 남발했다”며 “‘매 한번 맞고 말자’는 식의 이러한 답변 태도는 개선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글·사진=이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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