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문방위, 나흘 공전·정쟁 소란 'Worst' 13일로 국정감사가 중반에 접어들면서 상임위원회 간 성적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정운찬 총리’나 ‘4대강 사업’ 등 여야 간 핵심쟁점 유무에 따라 ‘정책국감’이 되는가 하면 파행을 거듭하기도 해 극단적으로 갈리는 모습이다.
일단 호평을 받는 곳은 지식경제위, 국방위, 보건복지가족위 등 주로 ‘무(無)쟁점’ 상임위다. 지난 대치국면에서도 민생법안 처리에 앞장서 ‘모범 상임위’란 평가를 받았던 지경위는 이번 국감에서도 정부로부터 ‘기업형 슈퍼마켓’에 대한 허가제 추진 의사를 끌어내는 등 결과물을 내놨다.
국방위 역시 여당 의원(김영우 의원)이 앞장서 군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하는 등 정파적 이해를 떠나 초당적으로 대응한다는 평이다.
막말과 고성으로 점철된 ‘워스트 상임위’도 있다. 이 부문에선 현재까지 교육과학기술위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정운찬 총리 증인 출석 건을 놓고 여야 모두 한 치 물러섬이 없는 신경전을 벌이다 7, 8, 9, 12일 나흘간 국감은 ‘공회전’했다. 급기야 지난 12일에는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을 통해 전국 고교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순위가 한 언론사에 공개되자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양아치보다 못한 짓”이라고 쏘아붙이는 등 살벌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또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의 지난 5일 문화부 국감에서는 여당과 정부가 국감 전 대책회의를 가졌다는 ‘사전모의 의혹’이 제기돼 파행을 겪었고, 환경노동위원회 역시 지난 7일 노동부 국감에서 임태희 장관과 추미애 위원장 간 노동현안을 둘러싼 설전으로 소란이 일었다.
국감NGO모니터단 홍금애 집행위원장은 “여야가 정치쟁점을 둘러싼 공방에만 매몰된 탓에 준비한 것의 절반도 보여주지 못하는 일이 많아 안타깝다”며 “국회의 대정부 견제장치인 국감이 얼마나 중요한 사명인지 유념해서 마지막까지 분발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원보 기자 wonb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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