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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를 부시로 만들기 나선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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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보단 대치가 유리 판단… 일부러 각 세운 듯 거듭되는 북한의 도발에 미국도 점차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포괄적 대북제재를 추진하는 한편, 독자적인 금융제재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라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급기야 군사적 옵션을 언급했다. 북·미 간 첨예한 대결구도가 펼쳐졌던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와 유사하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북한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부시 전 대통령으로 만들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31일 “북한이 여러 가지 대내외적 상황을 고려해 당분간 미국과의 대화보다는 대치가 더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린 듯하다”면서 “그러기 위해서 미국은 ‘오바마’가 아닌 ‘부시’여야 하며, 북한은 이를 유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당시 입장처럼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협상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부시 1기 정부 때처럼 ‘적대시정책’을 펴는 것이 오히려 이롭다고 북한은 여긴다는 얘기다.

오바마 정부에 날카롭게 각을 세운 북한의 태도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동안 북미 대화를 거부해 온 쪽은 북한이었다.

지난 3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방문 의사를 타진했을 때도 북한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유엔 안보리가 이를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내자, 북한은 오바마 정부가 전임 부시 정부와 같은 대북 적대시정책을 펴고 있다며 단호한 대응을 천명했다. 이 소식통은 “대화 제의는 거부하면서 당연히 예상된 미국의 대응을 적대시 정책으로 모는 것은 전략적 계획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일단 ‘판’을 키우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은 정권의 운명을 건 도박을 하고 있다”면서 “협상하더라도 자신들의 카드가 ‘블러핑(허세)’이 아니라는 점을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등으로 보인 뒤에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면엔 오바마도 결국엔 부시처럼 협상 테이블로 자신들을 부를 수밖에 없을 것이란 계산도 있어 보인다.

북미 관계 개선에 따라 체제가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읽힌다. 국민대 안드레이 레코프 교수는 지난 29일 뉴스위크 기고문에서 “지금은 북한 정권이 체제 단속과 통제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 할 상황에 처해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벼랑 끝 전술’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상민 기자  21s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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