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회창 후보 토론회를 건호(아들)와 같이 봤다. 그때 내가 옥탑방의 뜻을 몰랐다는 걸 건호가 아는데, 어떻게 알았다고 대답하느냐.”
노 전 대통령이 투신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성격적인 특성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는 도덕성과 정직성에 대해 ‘결벽’에 가까울 정도로 집착과 자부심을 보여 왔다.
1990년대 초반 원외 시절, 그는 이광재·안희정 등 측근들에게 지방자치연구소를 폐쇄하고 정계를 떠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손을 벌리기가 미안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성격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졌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03년 10월 10일의 재신임 제안. 20년간 자신을 보좌해 온 최도술 총무비서관이 SK그룹으로부터 11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내가 모른다고 할 수 없다”며 “국민의 불신에 대해 재신임을 묻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놓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분석이 많았지만, “진심으로 대통령을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괴로워 했다”는 게 측근들은 한결같은 설명이었다.
이 같은 성격과 스타일 때문에 최근 상황이 그로서는 더욱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그가 4월 22일 홈페이지인 ‘사람 사는 세상’에 마지막으로 올린 글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는 “더 이상 노무현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 없다”며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라고 적었다. 그리고 약 한 달 뒤 ‘사람 사는 세상’과 결별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만다.
박창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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