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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한나라 계파간 공천다툼에 ‘신뢰’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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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3-07 09:19:47 수정 : 2008-03-07 09: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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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순열 정치부 기자
한나라당의 4·9 총선 공천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최고의 상품’이다. 너도나도 ‘선거시장’에서 이 대통령을 팔고 있다. 서울에서 공천 신청한 관료 출신 K씨는 “숨소리만 들어도 심기를 안다”고 떠들고 다닌다. 어떻게 하면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할 수 있을까 고민한 게 틀림없다.

작금 한나라당의 공천에서 ‘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중 가장 튼튼한 건 ‘이명박 줄’이다. 적어도 현장의 주자들은 그렇게 느끼고 있다.

서울에서 공천 신청한 관료 출신 L씨는 “공천이 아니라 사천(私薦)”이라고 했다. 자신에게 유리했던 판세가 돌연 뒤집어졌는데 알고 보니 ‘친이명박’계인 경쟁자 K씨가 실세들에게 손을 써 흐름을 바꿨더라는 것이다.

K씨가 정말 그랬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분명한 건 공천경쟁 현장에서 ‘계파 공천’이 엄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거꾸로 계파 외에 객관적 공천 기준의 부재를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후유증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공천 결과에 불복하는 것은 흔한 일이고 배신의 언행도 돌출한다. 1차에서 탈락한 K씨 지지자들은 “차라리 통합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급기야 6일 박근혜 전 대표는 이규택, 한선교 의원의 탈락에 “표적 탈락”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계파 공천’이 ‘적전 분열’로 이어진 꼴이다.

1차 심사를 통과한 검사 출신 J씨는 최근 당 지도부에 “기득권을 포기할 테니 신청자 전원에 대해 여론조사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 ‘계파 나눠 먹기’에서 진정한 승복은 있을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추상 같은 기준을 세운 통합민주당의 ‘공천 혁명’ 앞에 한나라당의 공천은 안이하기 짝이 없다. ‘천막정신’은 사라진 지 오래고, 내부로부터 신뢰는 무너져 가고 있다.

류순열 정치부 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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