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세계광장] 전문대학 수업연한 다양화는 시대적 요구다

관련이슈 세계광장

입력 : 2013-05-09 20:40:24 수정 : 2013-05-09 20:40:2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숙련된 지식기술자 집중 육성해야
일반대, 경쟁력 키우는 계기 삼기를
요즘 대학가가 전문대학 수업연한 다양화로 시끄럽다. 교육부가 지난 3월 말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전문대 수업연한을 현재 2∼3년에서 1∼4년으로 다양화하겠다고 보고한 것이 단초가 됐다. 전문대학들은 현재의 고도화된 산업사회에서 요구하는 고급 기술인력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반대(4년제), 특히 지방대들은 전문대 수업연한을 4년까지 늘려주면 일반대와 뭐가 다르냐며 현행 고등교육체계에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대학 수업연한 다양화는 현재 2∼3년으로 제한된 학제를 풀어 1∼4년으로 하는 것이다. 전문대학은 1979년 정식 출범 이후 줄곧 2년제로 운영돼 오다 일부 학과의 경우 3년제로 수업연한이 늘어났다. 간호과는 정부의 간호인력 양성 일원화 방침에 따라 유일하게 4년제로 운영되고 있다. 2013학년도 전문대학 학제별 정원 분포를 보면 2년제가 72.3%로 4분의 3에 가깝다. 3년제와 4년제는 각각 25%와 2.7%이다.

지원선 사회부 선임기자
이처럼 수업연한이 대부분 2년에 불과한 현재의 학제로는 지식정보사회에 맞는 숙련된 기술인력을 배출할 수가 없다. 산업기술 고도화에 따른 변화를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지식정보화 사회로 대표되는 21세기에는 더욱 그렇다. 21세기에는 산업경제에서 필요로 했던 단순기술자가 아닌 높은 수준의 지식기술자가 필요한 것이다. 수업연한과 학위과정 다양화를 통한 전문대학 기능 다변화는 시대적 요구인 것이다. 이런 시대상황을 반영할 때 전문대 수업연한 다양화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인 감이 없지 않다. 이런 점에서 박근혜정부가 전문대를 고등직업교육 중심기관으로 육성하겠다고 나선 것은 옳은 판단이다.

산업현장과 전문대학 교육의 미스매치(불일치)도 학제 다양화에 불을 댕기고 있다. 대학 측에서는 기업에서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양성이 필요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수업연한과 교육과정이 산업현장 요구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불일치로 인해 산업현장에서는 전문대 졸업생을 받고도 즉시 현장에 투입하지 못하고 있다. 일정기간 재교육을 시킨 후 현업에 배치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출되는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만큼 기업이 연구개발(R&D) 등에 투자할 자금이 줄어드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직업교육은 고등직업교육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많은 나라들은 학사는 물론 석·박사 과정까지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 핀란드, 덴마크, 네덜란드 등은 석사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독일과 아일랜드, 노르웨이 등은 박사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모두 고도화된 산업사회에서 요구하는 고도로 숙련된 지식기술자를 배출하기 위한 것이다.

전문대학은 고교와 일반대의 중간으로, 기업으로 말하면 중견기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사람으로 말하면 허리이다. 사람이든 조직이든 허리가 튼튼해야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국가 경제가 탄탄한 독일과 대만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을 적극 육성해 효과를 보고 있다. 체계적이고 시대를 앞서가는 직업교육 체제가 뒷받침됐음은 물론이다.

일반대는 정부의 전문대 학제 4년제 확대 추진에 반발만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의 경쟁력을 키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전문대와 일반대의 경쟁력이 동반상승하는 정책효과를 거둘 수 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산업현장에서 심화학습이 꼭 필요한 학과를 대상으로 4년제를 허용해야 한다. 실험실습실과 교원수, 교사(敎舍) 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이를 충족한 대학에 한해 전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원도 현재의 선발인원을 유지한 총정원제 방침을 고수해 일반대의 전문대 정원 특혜 의구심을 불식시켜야 한다. 즉 2년제에서 4년제로 전환하는 학과는 입학정원을 절반으로 줄이면 된다. 전문대 수업연한 다양화의 성공은 철저한 질관리 없이는 담보할 수 없다.

지원선 사회부 선임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혜윤 '사랑스러운 볼하트'
  • 김혜윤 '사랑스러운 볼하트'
  • 채수빈 '매력적인 미소'
  • 조보아 '아름다운 미소'
  • 아이브 장원영 '빛나는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