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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정부조직 개편 ‘잘 꿰야 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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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1-17 21:40:15 수정 : 2013-01-17 21:4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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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변화 아닌 화학적 융합 필요
총리·부총리·미래부 권한 정해야
지난 15일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박근혜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현 이명박 정부의 15부 2처 18청을 박근혜 정부는 17부 3처 17청으로 개편하겠다는 것으로,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박 당선인의 정부조직 관련 공약을 사실상 실현하고자 한다는 데 있다. 즉, 대선공약대로 정부조직법을 개정해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 신설, 정보통신기술(ICT) 차관제 도입, 중소기업청 기능 강화 등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창원 한성대 교수·정부개혁연구소 소장
이러한 정부조직 개편이 궁극적으로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우선 정부조직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고 국민의 삶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 수행의 도구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향후 정부조직 개편으로 의도했던 목적과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조직 구조상의 변화뿐만 아니라 인사, 예산, 세부 정책과제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개선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박 당선인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정책조정 문제와 관련해 책임총리제와 부총리제 같은 제도적 장치를 고려한 바 있으며 인수위 정부조직 개편안에 의하면 경제부총리제가 부활됐다. 그런데 이러한 경제부총리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책임총리제를 비롯한 다른 정책조정제도 간의 역할 및 권한 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즉, 부처 간의 정책조정을 활성화하고 갈등을 관리하기 위해 제도화한 책임총리제 및 경제부총리제가 오히려 정책조정을 어렵게 하고 갈등을 유발하는 원인이 돼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총리의 권한은 헌법이 정한 대로 보장하되 경제부총리의 권한과 업무영역은 정부조직법에서 명백하게 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 이른바 ‘공룡부처’의 발생 역시 예의 주시해야 한다. 정부조직의 구조화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적정한 ‘통제의 폭’을 확보하는 것이다. 지나치게 ‘통제의 폭’이 클 때 발생하는 것이 ‘공룡부처’다. 미래창조과학부의 기능을 인수위의 발표문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현 교육과학기술부의 기초과학 및 융합과학 연구 지원 기능, 방송통신위원회 및 지식경제부의 정보통신기술(ICT) 진흥 기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및 기획재정부의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배정 및 조정 기능, 원자력위원회의 원자력 안전 및 규제기능 등을 흡수통합하고 여기에 미래 성장동력 발굴 및 정책 수립 기능까지 수행하게 된다면 ‘통제의 폭’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지금까지 거시정책 기획과 운용을 담당해 온 기재부 장관, 즉 박근혜 정부 경제부총리와의 업무 조정과 협력 시너지 창출이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앞으로 박근혜 정부 조직 개편의 핵심은 책임총리, 경제부총리 및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 3인의 권한 및 책임을 얼마나 명확히 정하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또 미래창조과학부의 출범이 관련 부처 기능의 단순한 ‘물리적 결합’이 아니라 ‘화학적 융합’이 되기 위해서는 관련 부처 기능·업무의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중앙정부의 조직개편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권한 이양으로 이어져야 하고 공무원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접시를 닦다가 깬 것은 용서할 수 있지만 접시를 깨지 않겠다고 아예 닦지도 않는 것은 용서 못한다’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접시를 정말 열심히 닦다가 실수로 깬 공무원은 징계가 아니라 도리어 칭찬을 받아야 한다. 이를 통해 유능하고 건전한 대다수의 공무원이 복지부동의 공무원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이것이 ‘공정한’ 공직사회이기 때문이다.

이창원 한성대 교수·정부개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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