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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중소기업 중흥 실천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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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1-10 22:41:33 수정 : 2013-01-10 22: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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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당선인 정책의지 기대 커
3不 해소·인력 지원책 급선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중소기업 중흥에 대한 정책 의지가 주목을 끌고 있다. 통상 대통령 당선인은 대기업을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가장 먼저 방문하는 것으로 차기 대통령으로서의 행보를 시작한 반면, 박 당선인은 중소기업중앙회를 가장 먼저 찾았다. 또한 인수위원회 부처 업무보고에 중소기업청을 첫 일정으로 잡았으며 ‘중소기업부’의 신설방안을 심도있게 검토 중이다.

조하현 연세대 교수·경제학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9988’이란 단어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업 수의 99%가 중소기업이며 고용의 88%를 중소기업이 담당하고 있다. 또한 1999∼2009년 중소기업의 고용기여율은 117% 증가한 데 비해 대기업은 오히려 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동안의 제조업 부가가치 기여율도 중소기업은 53% 증가한 데 반해 대기업은 48% 증가해 중소기업이 부가가치에 더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문제의 근원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절대빈곤을 탈피하고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60∼70년대에는 중화학공업의 육성을 기치로 삼았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을 정부가 지원했고 현재 이들은 세계적인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했으나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로 인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이라는 가치는 많이 퇴색됐다. 이에 반해 대만은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발전 전략으로 현재 한국과 비슷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이뤄낸 국가로 우리와 많이 비교된다. 그 결과 대만 경제는 빈부격차 감소, 지역균등개발의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지만 대기업이 클 수 없는 환경이라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그렇다면 한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한국은 세계적인 대기업의 육성으로 그동안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으나 고령화, 저출산, 높은 실업률 등의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대기업 위주의 경제만을 고집할 수 없게 됐다. 새 정부 출범 시 대기업·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해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할 중소기업 정책은 크게 ‘3불’(불공정, 불균형, 불합리)의 해소, 중소기업의 성장, 중소기업으로의 인력공급으로 요약된다. 당선인은 특히 ‘3불’에 대해 ‘손톱밑 가시’로 표현할 만큼 이의 해소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으며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또한 지난 9일 인수위 회의에서 ‘따뜻한 경제’를 경제정책 기조로 제시하면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의 구축에 대한 의지도 보였다.

여기에 한 가지 더 고려할 것이 중소기업으로의 인력공급 정책이다. 이는 현재의 실업문제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고용하고 싶어도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올 만큼 현재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심각하다. 설사 중소기업이 원하는 인력을 고용한다 하더라도 대기업에서 스카우트를 하는 등의 인력 이탈도 상당하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중소기업의 위치가 격상되고 기술인력을 정책적으로 집중 육성한다면 독일과 같은 세계적인 대기업과 세계적인 중소기업의 공존, 상생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새 정부가 경계해야 할 점도 있다. 중소기업에 대한 무분별한 지원은 오히려 국가경쟁력을 퇴보시키는 정책이다. 시장원리에 입각해 부실한 기업은 도태시키고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집중적인 육성정책이 시행돼야 성공적인 중소기업의 중흥이 가능하다.

새 정부가 2013년을 ‘따뜻한 경제’의 원년으로 삼아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는 초석을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조하현 연세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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