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시론] 오바마 재선과 한반도

관련이슈 시론

입력 : 2012-11-08 22:27:20 수정 : 2012-11-08 22:27:20

인쇄 메일 url 공유 - +

한국엔 대외 불확실성 줄여줄 선물
G2시대 국익 극대화 위한 전략 필요
6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전진’(Forward)이라는 선거 슬로건을 내건 민주당 후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도전을 물리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미국 유권자는 변화보다는 오바마의 안정적이고 강력한 리더십을 선택했다. 오바마의 재선 성공은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크게 반길 만한 일이다. 

정진영 경희대 교수·국제관계학
첫째, 미국의 대 한반도 및 동아시아 정책의 연속성이다. 대외관계에서 불확실성은 매우 위험한 요인이다. 호전적이거나 불만을 품은 국가로 하여금 모험적 행동을 시도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오바마의 재선 성공을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바라고 지지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둘째, 오바마는 대한민국과 가장 긴밀한 동맹관계를 복원하고 유지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핵 안보 정상회의 등 굵직한 국제행사를 한국이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지원했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재임과 김용 세계은행(WB) 총재의 지명 등 한국인의 국제사회 진출을 돕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과는 매우 친밀한 인간적 관계를 국제사회에서 과시하기도 했다.

셋째, 오바마 행정부가 대북정책에서 대한민국의 주도권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방향으로 움직인 점도 긍정적이다. 집권 초기 오바마는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희망했다. 그러나 그러한 희망은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으로 실망으로 바뀌었다. 오바마의 미국은 북한이 변화를 위한 선택을 할 것을 촉구하며 기다렸다. 이러한 접근은 한국의 현 정부가 추구하는 대북정책과 흡사하다. 북한이 한국을 따돌리고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것이라는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이 더 이상 관심을 끌지 못한 이유도 미국이 대북정책에서 한국의 주도권을 존중했기 때문이다.

물론 두 번째 임기를 맡게 된 오바마의 대외정책, 대 한반도 정책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우선 재임에 성공한 대통령은 대개 초임 때에 비해 더욱 강력한 대외정책을 추진하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물러나고 새로운 국무장관이 임명될 가능성도 크다. 미국 대외정책의 주요 결정자가 교체되면 자연히 대북정책, 대 동아시아 정책도 바뀔 수 있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분명하게 드러난 분열된 미국을 통합하기 위해서도,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협력을 구하기 위해서도 오바마는 대외정책의 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뿐 아니라 중국의 리더십 교체라는 또 하나의 커다란 변화도 함께 맞고 있다. 시진핑(習近平)이 이끌 중국의 새로운 리더십은 후진타오(胡錦濤) 시대보다 더욱 민족주의적이고 자신감에 차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중국과 집권 2기를 맞은 오바마의 미국이 어떤 관계를 설정하느냐에 따라 한반도 주변 정세가 크게 바뀔 가능성이 있다.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이 위협받을 수 있는 이러한 국제적 환경 변화의 기로에 우리 역시 대통령 선거라는 중대한 정치적 전환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의 틈바구니에서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국가전략이 요청되는 때이다.

오바마의 재선 성공이 반가운 이유는 이러한 때에 우리가 처한 대외적 불확실성을 감소시켜 주고, 현 정부가 대선을 전후해 민감한 정치적 시기를 잘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며, 내년 2월에 들어설 우리의 새 정부가 대북정책을 포함한 대외정책을 가다듬을 시간을 벌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기 오바마 행정부와 한국의 새 정부가 대북정책을 포함한 주요 국제문제에서 더욱 긴밀한 협력관계를 만들어 가리라 기대된다.

정진영 경희대 교수·국제관계학

기고·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있지 유나 '완벽한 미모'
  • 있지 유나 '완벽한 미모'
  • 있지 예지 '매력적인 미소'
  • 예쁜하트와 미소, 박규영
  • 조유리, '사랑스러운 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