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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해외 은닉 재산 세계 3위, 정부는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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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7-23 22:18:45 수정 : 2012-07-23 22: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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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유층이 해외로 몰래 빼내간 돈과 이를 투자해서 얻은 이익금까지 합한 추산액이 893조원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일요신문 ‘더 옵서버’가 영국에 기반을 둔 비영리단체 ‘조세정의네트워크’의 보고서를 인용해 최근 보도했다. 보고 내용이 사실이라면 한국의 해외 은닉 재산은 중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 규모에 이른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1970∼2010년 해외로 몰래 빠져나간 자본이 573조원에 달했다. 세계 부유층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이 기간 해외에 숨긴 자산은 최대 3경6670조원으로 추정됐다. 자본유출 국가는 주로 개발도상국이라고 한다.

한국은 경제개발이 한창일 때 일부 부자들이 자본을 해외로 빼돌린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를 쓴 제임스 헨리(전 맥킨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970년대 이후 개발도상국 엘리트들은 공공부문이 재정이 없어 파산하고 구조조정의 고통을 겪는데도 해외로 자본을 유출해 부를 축적했다”고 했다. 국내에서 막대한 자본이 실제로 불법 유출됐는데도 우리 경제가 어찌 급성장할 수 있었는지 의구심도 들지만 한국 관련 지적이 나온 만큼 진상 규명이 불가피할 것이다.

국세청은 최근 해외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부유층과 연예기획사 등의 역외탈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기술 제공에 따른 로열티를 해외 개인계좌로 받아 법인세를 탈루한 기업과 해외 공연 및 외국 드라마 출연 등으로 번 소득을 해외 계좌에 숨긴 연예기획사가 포함됐다고 한다. 부의 해외 유출은 국가 경제를 좀먹고, 재정 파탄을 부추긴다.

관계당국은 국제 공동보조를 취해 조세피난처에 압박을 가하고, 수사목적의 자료를 입수할 방안을 확보해야 한다. 역외탈세에 대한 처벌수위를 높이고, 재산도피자의 해외정보 수집을 강화해야 한다. 조세피난처인 케이먼군도, 버뮤다 등과 맺은 조세정보교환 협정도 조속히 발효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나라 대외채무(약 470조원)는 해외 은닉 재산의 반만 찾아와도 갚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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