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국민경제 상생의 길 함께 가야 금융시장의 차별적 행위가 경제 양극화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 수요자를 계층별로 나눠 신용도가 높은 계층에 대출혜택을 집중함으로써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단계적인 낭떠러지 구조이다. 보통 5등급 이상의 고신용자는 6% 안팎 금리의 은행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은 은행대출금을 이용해 주택을 구입하거나 투자활동을 해 부를 쌓는다. 반면 6등급 이하의 저신용 서민은 대출을 받으려면 은행 문턱이 높아 금리 20% 수준의 카드사나 캐피탈사 등을 찾아야 한다. 그곳에서 거절당하면 대출금리 39%의 대부업체로 밀려난다. 그것마저 여의치 않으면 연간 금리 수백%의 불법사채시장으로 내몰린다. 금융이 서민에게 자금지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자 덤터기를 씌우는 구조이다. 서민으로서는 재산증식은커녕 생계불안까지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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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필상 고려대 교수(전총장)·경영학 |
더욱이 금융이 서민소득을 부유층의 소득으로 역류시키는 약육강식의 결과까지 낳고 있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내리고 제2금융권은 올려 서민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신용대출의 경우 지난해 은행의 대출금리는 평균 6.5%인 반면 저축은행은 평균 33%였다. 어느 기준으로 봐도 서민에 대한 징벌적인 금리구조이다. 카드사의 경우 이러한 특혜를 노골적으로 부유층에게 제공한다. 카드사들은 수백만 명의 회원 중에서 최우량 고객을 골라 연회비의 2∼3배에 이르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무료 호텔숙박, 식사, 주차는 물론 항공권의 업그레이드까지 해준다. 여기서 발생하는 손실은 서민이 이용하는 카드론 수익으로 충당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금융의 왜곡을 어떻게 시정할 것인가. 우선 대출이 특정 금리대에 몰리는 금리단층을 없애야 한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10% 미만이다. 제2금융권의 대출금리는 20%대이다. 정작 중소기업과 서민이 이용해야 할 10∼20% 금리의 대출상품은 거의 없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은행의 대출구조를 바꿔야 한다. 즉 6등급 이하의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10∼20% 금리의 대출상품을 개발해 금융의 연속성을 보장해야 한다. 은행이 자금을 순환시키는 경제의 심장이라고 볼 때 이를 회피하는 것은 심각한 직무유기이다.
한편 금융기관의 상호 보완적인 역할분담이 필요하다. 금리 10% 미만은 은행, 금리 10∼20%는 카드사와 저축은행, 금리 20∼30%는 캐피털사, 그리고 금리 30∼39%는 대부업체 등으로 전문화해 금융산업 전체가 효율적인 대출구조를 갖게 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저신용자에 대한 금융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서민대출상품의 공급 규모를 늘리고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한마디로 금융이 양극화를 촉진하는 것은 경제를 망치는 자해행위이다. 서민경제를 적극적으로 살리는 정책을 펴 금융과 국민경제가 상생하는 체제로 바꿔야 한다.
이필상 고려대 교수(전총장)·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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