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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경제위기는 또다른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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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악재·수출부진 2중고 예상
시장다변화·남북경협 활성화 필요
지난해 국민의 실질임금 상승률이 평균 -3.5%를 기록했다. 따라서 가계 고통이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컸다. 올해는 가계 고통이 이보다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선 세계경제가 유럽의 재정위기에 발목이 잡혀 이중침체의 수렁에 빠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경제위기가 신흥국으로 전이되면서 우리의 최대 교역상대인 중국도 침체할 가능성이 크다. 수출로 사는 우리 경제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정부는 지난해 19.6%에 달했던 수출 증가율이 올해 7.4%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란의 핵개발을 둘러싼 중동의 정세 불안으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우려된다. 더욱이 북한의 정권교체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이 높다.

이필상 고려대 교수(전 총장)·경영학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 방향을 수출 위주에서 내수 위주로 바꾸었다. 민간소비를 3.1% 증가시키는 것을 골자로 성장률 3.7%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규 일자리를 28만개 늘리고 소비자물가는 3.2%로 억제할 방침이다. 정부의 정책 방향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정부는 정책수단으로 재정의 조기집행, 직불카드 소득공제, 청년고용 지원 확대 등의 조치를 내놓았다. 특히 물가안정을 위해 품목별 책임자실명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대부분 지엽적인 관치형 조치다.

경제는 위기를 딛고 일어서야 발전한다. 세계경제의 침체는 우리 경제가 영토를 확장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북한의 새 정권 출범은 남북 간 경제협력이 새로운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런 견지에서 우선, 우리 경제는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해외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동시에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벤처산업을 육성하여 신성장동력을 창출해야 한다. 그러면 향후 세계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설 경우 우리 기업이 각국 시장을 쉽게 차지할 수 있다.

또한 기업 지원 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중소기업과 자영업을 살려내야 한다. 그리하여 내부적으로 고용 증가가 경기를 활성화하고 경기 활성화가 다시 고용 증가를 가져오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더 나아가 대북 정책을 바꾸어 남북 관계 발전의 새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안보를 담보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국민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동시에 북한과 소통의 외교를 강화해 남북 경제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올해 치르는 총선과 대선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후진국으로 갈 것인가를 가르는 중대한 국가행사이다. 선거는 나라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정책에 대해 국민의 평가와 동의를 받는 의사결정 과정이다.

더불어 사회갈등을 유발하는 갖가지 요소를 찾아내고 해결 방안을 제시해 나라 발전의 새 동력을 창출하는 정치적 수단이다. 그러나 과거 우리나라 선거는 인기영합주의에 매몰돼 실현이 어려운 선심성 정책을 남발했다. 더욱이 빈부갈등과 지역감정 등을 선거에 이용해 사회갈등을 확대재생산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번 선거가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치러진다면 나라 발전은 요원하다. 무엇보다도 이번 선거는 경제를 올바르게 살리는 정책선거로 치러야 한다. 우리 경제는 수출과 내수 사이의 산업 양극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기업 양극화,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소득 양극화가 심각한 상태이다. 이로 인해 사회계층 간 갈등이 구조화해 신분 상승의 사다리가 끊어졌다. 따라서 선거를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고 균형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운용의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 그리하여 선거가 국민 모두 갈등을 씻고 새로운 희망을 공유하는 사회통합의 잔치가 돼야 한다.

이필상 고려대 교수(전 총장)·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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