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대표는 그동안 정치적 갈등이 달아오를 때마다 전면에 등장하며 관심을 모았다. 복지논쟁 때는 몇마디 구두개입만으로 큰 파장을 빚었다. 그에 대한 평가는 갈리지만 일정한 정치 지분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국회의원과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씨가 당 대표를 맡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통령 선거 출마 준비’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많다. 정치인으로서 대권을 꿈꾸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유 대표가 대표로 선출되고 나서 가진 수락연설과 기자간담회에서 당의 운영 방향보다 야권연합 등에 시선이 몰린 이유를 유 대표는 곱씹어봐야 한다.
야권은 사분오열돼 있다. 현 상태로는 거대 여당 한나라당을 상대하기 어렵다. 최근 일부에서 야권 대통합 논의가 시작되긴 했지만 갈 길이 멀다. 이 와중에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유씨가 당대표 명함을 들고 다시 정치에 뛰어들었으니 민주당 등의 입장에서 보면 불편할 것이다.
유 대표에게 무조건 야권통합에 참여하라고 강요할 일은 아니다. 국민참여당의 노선과 유 대표의 소신에 따라 결정하면 될 일이다. 복지논쟁이 한창일 때 유 대표가 민주당의 무상복지를 “선거용 캐치프레이즈로 의미있을지 모르나 정치인이 논의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비판한 것도 소신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유 대표와 국민참여당은 정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진보정당으로서 국민을 생각하는 책임 있는 정치를 해 달라는 것이다. 그것이 참여정부가 남긴 빚을 갚아 훌륭한 국가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대통령 선거는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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