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시장은 “야당과 서울시교육청이 주장하는 전면 무상급식은 부자에게도 똑같이 돈을 나눠주자는 과잉 복지”라고 했다. 복지 포퓰리즘이란 비판의 근거에 대해서는 “전면 무상급식은 지난해 일본 선거 때 유권자들을 사로잡았던 자녀양육수당(공약)을 본뜬 것”이라며 일본이 국채 발행 등 큰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설명도 했다. ‘보편적 복지’ 주장에 대해서는 ‘현금 살포 복지’라고 반박했다.
‘공짜점심’은 없는 법이다. 일본 재정 사정은 실제로 여간 심각하지 않다. 꼭 자녀양육수당 부담 때문만은 아니지만 내년에 신규 발행할 국채 규모가 44조2900억엔에 달한다. 내년 세수(40조9000억엔)를 웃돌 정도인 것이다. 먼 나라 얘기일 수 없다. 전면 무상급식을 강요하는 이들은 국민이 납득할 구체적 논거를 내놓아야 한다. ‘보편적 복지’와 같은 빛깔만 좋은 구호로는 서울시는 물론이고 국민을 설득하기 불가능하다.
오 시장은 “다음 대선에서 마치 복지를 화두로 삼아야 할 것만 같은 분위기는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 역시 통렬한 일침이다. 요즘 선별적, 보편적 복지 논란이 펼쳐지는 것으로도 모자라 ‘찾아가는 복지’, ‘역동적 복지국가’ 주장 등이 다각도로 전개된다. 국가가 할 일이 오직 복지뿐인가. 국민은 답답하다.
대한민국의 당면과제는 한 둘이 아니다. 물론 소외층을 돌봐야 한다. 눈물도 닦아줘야 한다. 하지만 국가안보를 다지고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등의 과제들이 덜 급할 리도 없다. 균형감각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복지에만 매달린다면 비가 새는 낡은 학교 시설을 손봐야 할 돈으로 부잣집 아이들한테까지 무상급식을 하자는 주장을 일삼는 것과 마찬가지다. 복지 지상주의가 판치는 작금의 정치 기류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다. 국익과 국운을 중시하는 광폭의 정치가 절실히 요청되는 2010년 세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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