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기고] 대학 영어교육 소통능력 키워야

관련이슈 기고

입력 : 2010-12-06 19:09:33 수정 : 2010-12-06 19:09:3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글로벌 시대를 맞아 국제적 감각과 전문성을 갖춘 인적자원의 확보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수출의존적 경제구조를 가진 대한민국이 짧은 시간 내에 경이로운 경제적 업적을 이룬 것은 우수한 인적자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진취적이고 패기 넘치는 인적자원이 한국의 미래를 결정할 것임은 자명하다. 인적자원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외국어 능력, 특히 영어 구사 능력이 국가와 개인의 경쟁력 제고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조동완 포스텍 교수·영어교육학
이런 이유로 각 대학은 다양한 방법을 도입하여 연구 및 교육 역량을 신장시켰고, 그 결과 국제적인 평가에서 한국 대학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졌다. 그러나 많은 변화와 혁신에도 각 대학에서 실시하는 영어교육은 비효율적으로 진행돼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열악하고 비효율적인 상황은 우리 대학생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고 있다. 서울YMCA 대학생 모임인 ‘신용지기’가 2008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학생 10명 중 7명이 사설학원 수강료, 토익·텝스·토플과 같은 영어시험 응시료, 온라인 강좌 수강료로 1인당 평균 64만2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해외연수 비용까지 합하면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이 영어 사교육 시장에 직간접으로 투자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대학생들의 영어 의사소통 능력은 투자한 시간과 비용, 노력에 비하여 그다지 우수하지 못하다. 이는 대학이 제대로 된 영어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고, 학생들은 토익·텝스·토플과 같은 ‘스펙’ 쌓기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의 영어 의사소통 능력 향상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한다.

첫째, 각 대학은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영어 배치 고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수준별 교육을 해야 한다. 같은 대학 같은 과에 입학한 학생들 사이에도 상당한 영어 능력 차가 있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학번별 혹은 학과별 분반을 하게 되면 효율적인 영어교육을 할 수 없다. 한편, 배치 고사를 실시하는 대학 중 일부 학교는 토익·텝스와 같은 읽기·문법·듣기 능력을 측정하는 평가도구를 사용하는데, 평가의 타당도 차원에서 보면 이런 시험은 적절한 평가도구라 할 수 없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실제 대학에서 수강하게 되는 과목은 읽기와 문법 중심의 과목이 아니라 주로 말하기 과목이기 때문이다. 배치 고사는 학생들이 실제 수강할 분야의 능력을 측정해야 한다.

둘째, 각 대학은 말하기·쓰기와 같은 실제적인 의사소통 능력 향상을 목표로 하는 과목을 다양하게 개설하고 필수로 수강해야 하는 과목 수를 늘려야 한다. 현재 대부분 대학이 영어 필수과목을 두세 개 정도 정해 놓고 있는데, 이는 터무니없이 적은 수준이다. 외국어 학습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투자되는 시간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필수로 수강해야 하는 영어 과목을 대폭 늘려야 한다.

셋째, 현재 일부 대학의 졸업 요건과 회사의 입사 전형으로 활용되는 토익, 텝스와 같은 영어능력 평가도구를 말하기와 쓰기와 같은 보다 실제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으로 대체해야 한다. 이는 이 시험에 투자하는 시간, 비용, 노력이 만족스러운 의사소통 능력 향상을 가져다주기 못하기 때문이다. 말하기와 쓰기 영역에 같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면 더욱 만족할 만한 의사소통 능력을 기를 수 있다.

대학마다 영어교육 환경이 다르고 추구하는 교육 목표가 다르겠지만, 영어가 국가와 개개인의 생존 도구라는 점을 인식한다면, 각 대학은 학생들의 영어 의사소통 능력 향상을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고 혁신적인 커리큘럼을 개발하여 운영해야 할 것이다.

조동완 포스텍 교수·영어교육학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