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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음란물의 바다에서 허우적대는 한국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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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8-14 20:01:42 수정 : 2009-08-14 20: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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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의 음란 동영상 제작업체 50여곳의 저작권 관리를 위탁받은 미국 C사가 최근 한국 법무법인을 선임해 국내 네티즌 수천명을 고소했다. 자사 영상물을 인터넷에서 불법으로 내려받아 판매해 이득을 가로챘다는 것이다. 경찰은 유통 자체가 불법인 음란물이 저작권 보호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고소당한 네티즌을 수사하지 않을 방침이지만 파장은 간단치 않다.

이 사건은 두 가지 관점이 있다. 법리 해석의 논거는 차치하고 국제소송으로 번진 이번 건은 퇴폐 관음증(觀淫症)의 늪에 깊이 빠진 한국 사회의 단면을 여실히 드러내준다. 파일 다운로드 사이트에 대량의 음란 영상물을 올려 네티즌이 다운받게 하고 돈을 받는 ‘헤비 업로더’의 ID만 해도 1만개에 이른다.

이들 외에 다운로드 사이트를 운영하는 국내업체 80여곳도 민·형사 고소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어 피고소인의 숫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 사회가 어쩌다 이렇게 건강성을 잃고 음란물에 빠지게 됐는지 개탄스러운 일이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사이버 세상에 음란·유해정보가 독버섯처럼 자라는 현실을 방치해선 우리 사회의 그늘은 깊어질 것이다.

한국의 청소년들이 영화나 음원, 드라마의 불법 업로드로 돈벌이를 해온 것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관행이지만 불법임을 알고도 방치한 결과 이번과 같은 국제쟁송 사건으로 번진 측면이 없지 않다. 관계당국의 문제 의식이 절실하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 건전하게 자랄 청소년이 음란물에 빠지거나 범죄인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아울러 건전한 여가문화를 일궈내려는 노력과 순결윤리 확립을 위한 사회운동 전개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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