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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왕창 올리고 찔끔 내리는 정유사 엄중 처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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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3-10 20:57:22 수정 : 2009-03-10 20: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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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국내 기름값은 재빨리 더 큰 폭으로 뛴다. 반면에 국제유가가 떨어질 때 국내 기름값은 미적거리며 인색하게 내리는 것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밝혀졌다. 끊임없이 제기된 소비자의 불만이 뒤늦게나마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1997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2년 동안 국제 휘발유 가격(싱가포르 국제현물시장 기준)과 국내 휘발유의 세전(稅前) 소매가격을 공정위가 조사했다. 국제유가가 ℓ당 1원 상승한 달에 국내 휘발유 소매가격은 평균 0.55원 올랐고, 이후 3개월간 1.15원 상승했다. 반면 국제유가가 ℓ당 1원 떨어진 달에 국내 가격은 0.30원 내렸고, 이후 3개월간은 0.93원 하락했다. 2007년 한 해에만 국내 석유소비량이 1조2470억9400만ℓ에 달했으니 석유 정제사업으로 벌어들인 그 이익이 얼마였겠는가. 국제유가가 등락을 거듭하면 할수록 정유업계는 엄청난 마진에 희희낙락했다는 증거다.

유가가 폭등해 서민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맬 때마다 정유사는 휘파람 불며 배를 두드렸다는 얘기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다. 정유사의 횡포에 소비자의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기름값이 ‘오를 때는 총알같이, 내릴 때는 굼벵이’라는 비판이 나올 때마다 정유사는 가격 결정구조를 핑계댔다. 국내에 들여오는 기름은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두바이유이기 때문에 보름 정도의 시차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 주유소가 ‘배짱 영업’을 한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자신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는 투다.

사치품은 안 쓰면 그뿐이지만 기름은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국제유가 등락에 맞춰 기름값을 제때 적절하게 조정해야 마땅하다. 이윤 추구가 기업의 목적이라지만 경제위기 속에서도 제 배만 불리려 한 정유사의 가격정책은 반사회적 행위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국민생활과 서민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준 정유사의 횡포를 정부 당국은 이제라도 엄격하게 제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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