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위에 대통령 형님이 있는 셈이다. 시중의 ‘만사형통’(모든 일은 대통령 형님을 통해야 한다)이라는 우스개가 사실로 확인된 씁쓸한 순간이다. 이 자리에서는 ‘탄핵 가능성’ 운운하며 국회의장에 대해 인신공격에 가까운 성토 발언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의장이 한나라당 출신이지만 그 권위와 중립성은 최대한 유지돼야 한다. 한나라당이 그런 기본조차 깔아뭉개며 의장을 하인 다루듯 한 반의회주의적·비민주적 행태에 분노가 치솟는다.
실물경제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여야가 합심해도 대처가 쉽지 않다. 수많은 민생 경제법안은 방치돼 있다. 각 상임위에 계류된 법안은 2400건이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강공으로 국회는 거대한 후폭풍에 휩싸였다. 한나라당 소속 위원장이 기습 상정한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한 정무위 등 쟁점 상임위는 민주당 점거로 원천봉쇄됐다. 기능이 전면 중단된 국회가 언제 정상화될지 요원하다. 더구나 민주당은 쓰러지는 경제에 영양제가 될 추경안 처리에도 협조하지 않을 태세다. 국회가 민생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여론의 독과점 폐해 우려가 작지 않은 실정에서 충돌을 불사해가면서까지 미디어 관계법이 시급히 처리해야 할 법안인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인지는 의문이다. 한나라당의 상정 절차 과정이 야당을 속이는 꼼수였던 것도 의연하지 않다. 여야는 극심한 불신의 늪에 빠져 있다. 국회를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한 것은 한나라당 잘못이 크다. 국회의장과 한나라당은 민생법안 처리 우선이라는 원칙을 국민에게 천명해야 한다. 그게 책임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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