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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통죄 합헌 찬반…어떻게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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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헌법재판소가 간통죄에 대해 비록 합헌결정을 내렸지만 아직도 존폐를 둘러싼 찬반론의 앙금을 남기고 있다. 폐지론자들은 이번 헌재의 결정이 “위헌성을 따지기보다 사회여론이나 국민의 법감정을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존치론자들은 “간통은 사회질서를 해치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엄히 처벌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번 헌재의 결정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본다.

선량한 성도덕·일부일처제 유지 기능
최병록 서원대 법학과 교수

형법상 간통죄에 대한 위헌 여부가 헌재에서 1990년, 1993년, 2001년 세 번에 걸쳐 모두 합헌 결정이 내려진 후 지난달 30일 네 번째 위헌 여부가 합헌으로 결정되었다. 이처럼 간통죄의 위헌 여부를 둘러싸고 빈번하게 논란이 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성적인 문제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부부간의 성적 성실의무의 이행이 많은 갈등을 야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폐지론자들은 현행 간통죄로 처벌받는 실형의 비율이 6%에 그쳐 규범성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형법에서 비난받고 처벌되는 간통행위는 치유 불가능하고 악질적인 간통행위를 말하며, 이러한 유형의 간통행위는 범죄적인 성향이나 배우자나 가족에 대한 유기 또는 사회적인 불안정 효과에서 비슷한 형량의 다른 범죄와 비교해 볼 때 법익의 침해와 비난 가능성이 결코 낮지 않다. 간통죄의 존치 필요성과 기능은 선량한 성도덕과 일부일처주의 혼인제도의 유지 및 가족생활의 보장, 부부간의 성적 성실의무의 수호 및 간통으로 야기되는 배우자와 가족의 유기, 혼외자녀 문제, 이혼 등 사회적 해악의 사전예방에 기여하고 있음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간통죄와 관련, 몇 가지 개선한다면 현행 간통죄의 처벌을 존치하되 첫째, 간통죄 고소와 이혼심판청구를 분리시켜야 한다. 둘째, 자기 배우자와 간통한 상대방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에서 배상금액을 대폭 올릴 필요가 있다. 또한 가정이 파탄되고 배우자로서 겪는 엄청난 정신적 충격에 비해 매우 낮은 손해배상금액을 현재보다 2∼3배 이상 높여서 간통행위를 예방하거나 사후구제에 충실을 기할 필요도 있다.

최병록 서원대 법학과 교수

성적자기결정권을 형벌로 벌해서야
허일태 동아대 법과대 교수

헌재는 최근 간통죄를 합헌으로 결정했다. 그 근거로 ‘간통이 사회질서를 해치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는 우리의 법의식은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고, … 간통 및 상간 행위에 대한 사전예방의 강한 요청에 비추어 간통 및 상간 행위를 형사처벌하기로 한 입법자의 판단이 자의적인 것이라 할 수 없다’는 데서 찾고 있다. 헌재의 이러한 결정은 헌법에 입각한 간통죄의 위헌성 여부를 판단한 것이라기보다는 사회여론이나 국민의 법감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리 헌법은 자기운명결정권의 보장을 핵심으로 하는 실질적 법치국가원칙을 이념으로 하고 있다. 형법은 헌법상 이러한 자기결정권을 중요한 법익으로 보호하고 있으며, 특히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간죄나 강제추행죄 등에 의해 엄벌로 처벌하고 있다. 게다가 형벌은 인간이 참기 어려운 고통을 속성으로 하고 있어 인간사회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중요 법익 침해행위에 대해서만 최후의 수단으로 개입한다. 단순히 도덕이나 윤리적 의무위반에 불과한 행위를 범죄로 모는 것은 형벌의 본질에 비추어 최후수단성에 반할 뿐 아니라 형법의 윤리화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점에서 계약관계에 기초한 혼인관계의 배신인 간통을 형벌로 벌한다는 것은 보호돼야 할 개인 간의 성적자기결정권에 대한 본질적 침해를 의미하기 때문에 간통죄는 현행 형법에서 폐지되는 것이 헌법의 이념에 어울린다고 본다. 다만 간통에 의한 이혼 시 민사상 미미한 금액인 정신적 위자료를 대폭 현실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허일태 동아대 법과대 교수

가정 지키는 최후 수단… 불륜 정당화 안 돼
김묘주 한국여성불교연합회 중앙본부 회장

간통죄 폐지를 둘러싼 최근의 논란에 반대한다. 간통죄는 형법 241조로 배우자가 없는 사람이라도 상대방이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간통하면 처벌받는 법으로 국가의 기본 단위인 가정, 가정의 기본 단위인 부부간의 최소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주는 법으로 아직도 많은 여성들은 이 법의 보호를 받는 실정이다.

만약 간통죄를 폐지하면 점차 자유주의적 성문화가 만연해 이 사회에서 더 이상 가정을 지킬 최후의 수단은 없어지는 것이다. 또한 간통죄를 통해 불륜이라는 죄목을 더 이상 법의 테두리에 묶어 두지 않고 이를 정당화할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주는 것이다. 여성의 인권과 권익이 이전의 시대보다 많이 향상되었다고는 하나 아직도 여성은 우리 사회의 상대적 약자로 자리 잡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며 불륜으로 인한 이혼 시 위자료 청구 등에서 간통 죄목은 여성의 최소한의 권리를 찾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매년 간통죄의 처벌비율이 점차로 줄어들고 있고 남녀의 간통죄 고소 건수는 점차 비율이 같아지는 실정이다. 하지만 건강하고 올바른 가족 구성원을 지킬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시대적 흐름이나 세계적인 추세를 고려해 폐지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환경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가정을 좀 더 건강하게 지킬 새로운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새롭게 논의해야 한다.

김묘주 한국여성불교연합회 중앙본부 회장

배우자 부정행위에 국가 개입은 부적절
유경희 한국여성민우회 대표

‘간통죄’ 합헌결정이 내려졌다. 합헌 의견은 ‘간통죄가 성적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제한하나 혼인관계 보호 등 입법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물론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을 어기고, 성(性)에 대한 국민의 법 감정이 변하고 처벌의 실효성도 의심’, ‘벌금형이 없고 징역형만 있는 것’ 등 위헌 의견과 헌법불합치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합헌 의견에서도 ‘성적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제한’함을 인정하고 있음은 그간의 인식 변화를 읽어내기에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간통죄가 형법으로 다스려야 할 범죄인가 하는 것과 여성에게 보호법익인가 하는 것이다. 배우자의 부정행위에 대해 국가가 형벌로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생각이다. 또한 간통죄 고소는 신뢰를 깬 응징의 차원, 이혼과정에서의 경제적 실익을 위한 도구의 성격이 강하나 실질적으로는 여성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이혼을 전제로 한 간통죄 고소는 기소율도 점차 낮아지고(13% 수준) 있고, 작년 1심의 실형 비율은 6%(2001년, 30%) 정도에 머물러 법적 실효성도 의문시되고 있다. 성관계 중심의 간통죄 고소를 위한 입증이 현실적으로 엄격해 그 과정에서 인권침해의 심각성은 다 아는 사실이며, 혼인관계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부부간의 성문제는 성실의무와 함께 자기결정권에 기반한 책임과 존중의 문제이다. 부정행위로 인한 피해에 대한 제도적 차원의 대안 마련이 필수적이다. 더불어 성적자기결정권의 의미가 존중되는 성문화를 위한 인식변화,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 

유경희 한국여성민우회 대표

정리=황온중 기자

ojhw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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