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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일본군 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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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7-24 09:33:56 수정 : 2013-07-24 09: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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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의 만행은 잔인함에서 기네스북감이다. 으뜸은 중국 난징대학살이다. 일본군은 1937년 12월부터 석 달 동안 난징시민 30만명을 학살했다. 무차별 사격을 가하다 총알이 아깝다며 생매장을 하거나 목베기 시합을 벌였다. 여성 희생자 8만여명은 성폭행까지 당했다. 병사들은 처녀를 강간하면 전쟁에서 더욱 강해진다고 믿었다.

“착한 아들, 훌륭한 아버지, 다정한 오빠였던 사람들이 전장에 나와서는 가책 없이 다른 사람들을 죽였다. 모든 사람들이 석 달 만에 악마로 변해 버렸다.” 일본군 병사의 증언은 전쟁의 광기가 인간을 어떻게 냉혈의 야수로 만드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일본 정치지도자들은 중국의 사과와 보상 요구에 오리발을 내민다. 그것도 모자라 전범의 위패를 놓아둔 야스쿠니신사로 몰려가 머리를 조아린다. 몰염치의 극치다. 어쩌면 일본인 핏속에는 잔혹 유전자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미국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는 ‘국화와 칼’에서 일본인 잔혹성의 실마리를 문화적 특징에서 찾았다. 일본인에게 도덕적 의무란 지역적이고 제한적이어서 다른 곳에서는 쉽게 파괴된다는 것이다. 특히 천황을 제외한 모든 사람의 목숨, 자신의 목숨조차 가치없는 것이라고 교육받은 탓에 도덕적 테두리를 벗어난 지역에서는 거리낌없이 살인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게 베네딕트의 분석이다.

청일전쟁 때인 1895년 일본군이 전남 나주 등지에서 동학농민혁명군을 무차별 학살했던 기록이 모습을 드러냈다. 동학농민전쟁에 참전한 일본군의 병영일기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붙잡힌 자들을 심문한 뒤 중죄인은 죽였다. 주검들이 쌓여 산을 이루었다. 악취가 진동했고 땅은 하얗게 사람기름으로 얼어붙었다”고 적혀 있다. 최대 5만명이 희생된 동학농민전쟁 학살은 일본군 최초의 제노사이드(대량학살)로 규정되고 있다.

일본 군국주의는 동아시아를 피로 물들였다. 그런 일본은 반성은커녕 외려 군국주의 향수를 키우고 있다. 전범의 후손인 아베 신조 총리가 총대를 멨다. 치욕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눈을 부릅떠야 한다. 미국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는 이런 말을 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 과거를 되풀이하는 운명에 처한다.”

김환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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