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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훈 광주 첨단중학교 교장·시인 |
교육을 바로 세우는 데 지금 우리 교단에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올바른 교육이 지녀야 할 세 가지 필수 요소인 사랑과 책임과 철학의 중요성을 깨닫는 일이다. 사랑 없는 교육은 교육이 아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교육에서 사랑이란,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를 제 자식처럼 여기는 마음이다. 교육자 중의 누군가가 자기 한 사람 편하자고 바른 길 가지 못하고 방황하는 제자를 외면한다거나 배움의 과정에 있는 아이를 얕잡아 본 나머지 가르치는 일에 게으름을 피운다면 그것이 어찌 사랑이고 교육이겠는가.
책임 문제 또한 마찬가지다. 주어진 수업시간에 정해진 교육과정을 지식 중심으로 단순히 전달하고 이해시키는 것만으로 교사의 임무가 끝난다면 교사를 전문직으로 보아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을 것이다. 현행 학교 교육시스템은 ‘가르치는’ 교육행위는 있지만 그것의 잘잘못을 평가받고 책임지는 시스템이나 제도가 불비한 탓에 ‘잘해도 그만, 못해도 그만’이라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 학교 교육이 부실해서 아이를 잘못 자라나는 것이 뻔히 보이는 데도 누구 한 사람 “내 탓이오” 하면서 고개 숙일 줄 모른다면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에게서 진정한 신뢰를 회복하는 일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교육에 철학이 없다는 것도 참으로 슬픈 일이다. 무엇을 위해 교육이 존재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묻지 않는 우리 교육에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엄정한 자기성찰에 토대를 둔 교육철학의 재정립일 것이다. 크게는 교육의 근본이념에서 시작해 작게는 단위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에 이르기까지 무엇이 교육의 정도(正道)이고, 학교가 나아갈 옳은 방향인지를 철학하는 자세로 깊이 고뇌해야만 한다.
문제가 있는 곳에는 해답도 있게 마련이다. 교육정책의 방향이나 일관성 측면에서 갈팡질팡하는 당국을 비판할 수도 있고, 불비한 제도나 시스템을 재정비해 나가는 일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절실한 것은 학교와 교사가 교육 문제 해결의 핵심 주체라는 생각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아이를 향한 사랑과 책임을 실천하면서 교육의 바른 길을 묻고 또 물어 나가야만 희망찬 교육의 활로가 비로소 열릴 것이다.
전상훈 광주 첨단중학교 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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