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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육 문제 해결 주체는 학교와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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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12-07 20:24:31 수정 : 2012-12-07 20: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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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육이 오래전부터 썩고 병들었다는 지적은 결코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다. 지덕체를 고루 갖춘 전인적 인간으로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사람의 도리와 지혜를 배우는 과정으로서의 교육 본질을 망각한 채, 시류에 영합한 물질주의와 비인간적 경쟁주의에 함몰돼 방향성을 상실한 채 온갖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전상훈 광주 첨단중학교 교장·시인
흔히 교육 주체를 말할 때 교사·학생·학부모를 드는데, 학생 학부모의 경우 수요자로서 교육에 작용하는 나름의 기능과 역할이야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지만 교육의 성패와 관련한 본질적 귀책 대상이 될 수는 없다는 점에서 학교와 교사의 책임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 교육 현장은 잘못된 교육, 비뚤어진 아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며 스스로의 책임이라 여기고 새로운 변화 모색을 위한 자기희생의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현실에 안주하는 가운데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 보니 교단의 사회적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다.

교육을 바로 세우는 데 지금 우리 교단에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올바른 교육이 지녀야 할 세 가지 필수 요소인 사랑과 책임과 철학의 중요성을 깨닫는 일이다. 사랑 없는 교육은 교육이 아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교육에서 사랑이란,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를 제 자식처럼 여기는 마음이다. 교육자 중의 누군가가 자기 한 사람 편하자고 바른 길 가지 못하고 방황하는 제자를 외면한다거나 배움의 과정에 있는 아이를 얕잡아 본 나머지 가르치는 일에 게으름을 피운다면 그것이 어찌 사랑이고 교육이겠는가.

책임 문제 또한 마찬가지다. 주어진 수업시간에 정해진 교육과정을 지식 중심으로 단순히 전달하고 이해시키는 것만으로 교사의 임무가 끝난다면 교사를 전문직으로 보아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을 것이다. 현행 학교 교육시스템은 ‘가르치는’ 교육행위는 있지만 그것의 잘잘못을 평가받고 책임지는 시스템이나 제도가 불비한 탓에 ‘잘해도 그만, 못해도 그만’이라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 학교 교육이 부실해서 아이를 잘못 자라나는 것이 뻔히 보이는 데도 누구 한 사람 “내 탓이오” 하면서 고개 숙일 줄 모른다면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에게서 진정한 신뢰를 회복하는 일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교육에 철학이 없다는 것도 참으로 슬픈 일이다. 무엇을 위해 교육이 존재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묻지 않는 우리 교육에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엄정한 자기성찰에 토대를 둔 교육철학의 재정립일 것이다. 크게는 교육의 근본이념에서 시작해 작게는 단위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에 이르기까지 무엇이 교육의 정도(正道)이고, 학교가 나아갈 옳은 방향인지를 철학하는 자세로 깊이 고뇌해야만 한다.

문제가 있는 곳에는 해답도 있게 마련이다. 교육정책의 방향이나 일관성 측면에서 갈팡질팡하는 당국을 비판할 수도 있고, 불비한 제도나 시스템을 재정비해 나가는 일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절실한 것은 학교와 교사가 교육 문제 해결의 핵심 주체라는 생각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아이를 향한 사랑과 책임을 실천하면서 교육의 바른 길을 묻고 또 물어 나가야만 희망찬 교육의 활로가 비로소 열릴 것이다.

전상훈 광주 첨단중학교 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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