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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골드러시… 세계 금시장 '블랙홀'

입력 : 2009-08-24 00:10:48 수정 : 2009-08-24 00: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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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은행 2분기 17t 매입… 민간서도 사재기 '붐'
"달러 하락 대비… 위안화 기축 통화 만들기" 분석
중국이 ‘금(金)의 나라’로 변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은 물론 일반 중국인까지 금 사재기에 나서면서 세계 금시장에서 중국은 블랙홀과 같은 존재로 바뀌고 있다.

국제금융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편전쟁이 터지기 전 세계의 은(銀)이 청 제국으로 흘러 들어간 것처럼 조만간 금은 중국으로 빨려들어갈지 모르겠다”는 말까지 나온다. 중국은 지난 4월 금 보유량을 늘릴 것이라고 선언한 터다. 위안화를 국제 결제통화로 만들자면 더 많은 금을 보유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금 사모으는 중국=중국이 금 사재기에 나선 사실은 세계황금협회(WGC·World Gold Council)의 보고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가 전하는 WGC의 ‘2분기 황금수요추세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각국 중앙은행은 9년 만에 처음으로 금 매입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 중앙은행은 지난 2분기에 14t의 금을 순매입했다. 금 매입 규모가 이처럼 늘어나기는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세계금융위기에 따른 외환위기가 진정되면서 그동안 내다판 금을 다시 사들이고 있다는 뜻을 내포한 흐름이다.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이런 흐름은 중국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의 금 수요는 지난 2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정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국의 금 수요는 11%나 늘어난 89.6t에 달했다. 중국인민은행을 중심으로 사들인 금은 지난 1분기 16.1t에 이어 2분기에는 17.1t에 이르렀다. 2분기의 금 매입 규모는 지난해보다 47%나 늘어난 양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앙은행과 국영기업이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일반 장식용 금의 형태로 금을 사들일 수 있는 만큼 중국 정부의 금 매입량은 통계상 드러난 것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꿈틀거리는 중국의 ‘금 전쟁’=중국의 금 사재기는 미래를 위한 대비의 성격이 짙다. 이런 사실은 ‘화폐전쟁’의 저자인 중국 환구재경연구원 쑹훙빙(宋鴻兵) 원장의 말에서 일말이 드러난다.

그는 지난 21일 청두(成都)상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빚의 언색호’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언색호란 지진으로 생긴 산중의 호수로, 무너지면 대규모 홍수를 유발한다.

그는 “미국이 가진 총부채는 2008년 이후 57조달러나 늘어났으며 연 이자율을 6%라고 가정하면 40년 뒤 미국의 총부채액은 586조달러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갚기 힘든 빚을 짊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국내의 한 중국전문가는 “경제흐름에는 여러 요인이 개입되는 만큼 미국의 경제미래를 쑹훙빙처럼 단정짓기는 힘들다”며 “그러나 그의 말에서 중국이 금 매입에 나서는 배경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달러화의 가치 하락에 대비, 금을 사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 위안화의 힘을 키우겠다는 야심도 배경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의 금 보유액은 지난 3월 말 현재 1054t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반해 미국은 중국보다 7.7배나 많은 8133t에 이르는 금을 보유하고 있다. 금 보유량으로 따지면 미국은 황새요, 중국은 뱁새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 중국 전문가는 “위안화를 국제결제통화로 만들기에 안간힘을 쓰는 중국이 금 매집을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호원 선임기자 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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