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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밀려드는 ‘핫머니’와 전쟁 시작

입력 : 2009-08-18 04:09:11 수정 : 2009-08-18 0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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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만 1000억弗 유입… 외환보유액 최고치 경신
급속 유출땐 외환위기 재연 우려… 인출 규제등 나서
중국에 핫머니(투기성 단기자금) 전쟁이 고개를 들고 있다. 뛰는 주가와 오르는 집값을 겨냥, 대량의 해외 핫머니가 중국에 흘러들고 있는 탓이다. 중국과 홍콩에는 경계령까지 내려지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의 핫머니가 유입되고 있다.” “자칫하면 10년 전과 같은 위기가 발생한다.” 중국에서는 이런 걱정이 쏟아져 나온다. 핫머니는 단기 고수익을 좇아 움직이는 투기성 자금이다. 상황이 변하면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는 만큼 핫머니는 중국 경제의 두통거리일 수밖에 없다.

◆중국경제 흔드는 핫머니=중국의 외환보유액은 4월 이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무역수지 흑자에 외국인 직접투자(FDI)도 계속되는 만큼 외환보유액의 사상 최고치 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주목되는 것은 중국 외환보유액을 늘리는 요인 중 하나가 핫머니라는 점이다.

중국 국가외화관리국에 따르면 중국 외환보유액은 지난 6월 말 현재 2조1316억달러에 이른다. 3월 말보다 1779억달러나 늘어난 액수다.

광둥(廣東)성 사회과학원의 핫머니연구감시 전문가인 리여우환(黎友煥)은 최근 중국중앙방송(CCTV)에 출연, “2분기에만 1000억달러 이상의 핫머니가 중국에 들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2분기에 늘어난 외환보유액 가운데 무역수지흑자 348억달러, 외국인 직접투자 213억달러를 제외하면 1000억달러 이상이 고수익을 좇는 자금으로 분석된다는 것이다. 이들 돈 중에는 상하이·선전 주식시장에 유입된 자금도 있지만 어디에 투자되는지 알 수 없는 자금도 상당액이다. 핫머니 성격의 자금 유입액은 사상 최대 규모다.

중국 경제학계에서는 핫머니의 상당액은 홍콩·마카오·대만의 자금과 미국·유럽에 거주하는 화교자금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추측일 뿐이다.

핫머니는 홍콩에도 흘러들어가고 있다. 화하시보(華夏時報)에 따르면 홍콩에는 약 150억달러(약 1000억위안)의 핫머니가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하이 핫머니연구소 관계자는 “위안화 국제화를 배경으로 홍콩에도 핫머니가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국제자금의 움직임은 결국 중국과 홍콩이 ‘투기장’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음을 뜻한다.

◆고개 드는 핫머니 전쟁=칭화브루킹스연구소의 샤오겅(肖耿) 주임은 CC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시장의 핫머니는 미국과 서방국가의 통화공급 확대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제로금리 정책을 펴며 돈을 공급하니 국제시장의 돈이 높은 금리를 좇아 중국으로 흘러든다는 것이다. 청강(曾剛) 중국사회과학원 은행연구실 주임은 “핫머니가 갑자기 빠져나가면 1997년 금융위기와 같은 충격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금융가에서는 17일 중국 주가 폭락을 둘러싸고 핫머니 흐름에 이상 징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은 늘 서방국가의 ‘중국 흔들기’를 두려워한다. 이 때문에 핫머니가 들썩일 때마다 중국은 신경을 곤두세우곤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핫머니와 관련한 중국 당국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이미 ‘핫머니와의 소리없는 전쟁’이 시작된 듯하다. 이런 징후는 광둥성의 최대 경제도시 선전에서 나타나고 있다.

홍콩 문회보에 따르면 선전의 농업은행과 공상은행은 최근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하루 인출 금액을 2만위안에서 5000위안으로 줄였다. 중국은행과 초상(招商)은행은 아직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공상은행은 이에 대해 “고객의 안전을 위해서”라고 말할 뿐이다.

왜 이런 조치를 취했을까. 문회보는 의문표만 달았다. 선전을 비롯한 중국 주요 도시에서는 ATM을 이용한 현금 인출이 최근 몇개월 새 급속히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전문가들은 “통화증가세를 억제하고, 해외에서 들어오는 핫머니의 위안화 환전을 통제하기 위한 초보적인 조치 같다”고 분석했다.

강호원 선임기자 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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