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고난 껌요? 버릴 데 없으면 그냥 삼키세요.”
멕시코시티 정부가 도심 보도에 흉하게 붙어있는 껌 잔해 없애기 캠페인을 펼치면서 씹고난 껌 처리가 여의치 않으면 아예 삼키라고 주문하고 나섰다.
껌을 삼킬 경우 장 폐색 등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환경 보호에 좋은 껌을 생산하자는 의견도 나오는 등 멕시코에서 ‘껌과의 전쟁’이 논란이 되고 있다.
멕시코시티 당국은 보도 1㎡당 평균 70개나 되는 껌 잔해의 처리를 위해 독일에서 고가의 고급 장비들을 도입하는 한편 씹고난 껌의 적절한 처리를 당부하면서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는 아예 삼키라고 권유했다.
리카르도 하랄 공공장소 환경보존 국장은 AP 통신과의 회견에서 “거액의 예산으로 7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구 도심을 정비했으나 보도 곳곳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껌 잔해 때문에 미관이 기대한 만큼 좋지 않다면서 “껌 잔해 처치가 여의치 않으면 삼키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하랄 국장은 껌이 소화기관까지는 별다른 부작용이 없지만 장 폐색과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나는 껌을 삼켜왔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일부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물기가 마르면 분해되어 가루가 되는 천연치클껌이 환경보호에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나 생산량이 연간 300t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내 연간 소비량 수만t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멕시코 국내 껌 소비는 개인당 연 1.2kg으로 미국인의 절반 수준이나 남미 국가들 가운데서는 단연 많다.
현대식 껌 역사는 1860년대 안토니오 로페스 데 산타 아나 장군이 멕시코 산 치클을 미국인 발명가 토머스 아담스에게 소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아담스는 치클로고무 대용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연구를 시작했으나 결국 항료를 첨가하여 접대품으로 개발한 것이 오늘 날의 껌으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김형구 기자 julye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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