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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0원, 1900원, 9900원… '낚시 마케팅' 극성

입력 : 2012-11-22 08:57:56 수정 : 2012-11-22 08:5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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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불황에 충동구매 유도
1000원·1만원 가격 때보다
유통업체 매출 배 이상 차이
‘990원, 1900원, 9900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격표다. 소비자들은 대체로 9900원을 1만원보다 매우 싼 것으로 인식한다. 실제 차이는 100원에 불과하지만 가격이 9000원대로 떨어지면서 1만원보다 1000원가량 싼 것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유통업체들이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되자 이 같은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가격 ‘착시 현상’에 이끌려 충동구매를 하기 일쑤여서 업체들의 ‘상술’에 현혹되지 않는 현명한 소비가 필요하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990원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주로 무, 호박, 깻잎, 고추 등 신선식품을 판매한다. ‘990원 코너’는 아침에 물건을 가득 채워 놓으면 저녁 무렵 제품이 동날 정도로 인기다. 최근에는 수산물 매장에서 오징어를 마리당 990원에 내놓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1000원과 990원의 차이는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엄청나다. 990원짜리를 1000원에 판다고 하면 매출이 절반으로 뚝 떨어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샘도 온라인 쇼핑몰인 한샘몰을 통해 머그컵, 주방용 타이머 등 10개 주방소품을 99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는 왜 10원 할인에 유혹돼 흔들리는 걸까. 연세대 심리학과 김영훈 교수는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매하면서 느끼는 990원과 1000원의 차이는 심리적으로 매우 크다”며 “소비자로서는 상품이 1000원을 넘느냐, 안 넘느냐에 따라 구매 여부가 결정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은 이를 노려 매장에서 제품 가격을 정하면서 990원, 9900원 등 9자로 끝나는 가격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불경기가 이어지자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을 열기 위해 이 같은 마케팅은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하지만 소비자단체들의 시각은 다르다. 소비자원의 한 관계자는 “990원 짜리 상품은 ‘미끼상품’일 가능성이 크다. ‘990 마케팅’은 기업 상술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A식품업체 관계자는 “회사가 상품을 떨이로 팔 때 1000원을 넘기지 않게 가격을 책정한다”며 “900원대와 1000원대는 판매 매출 면에서 ‘하늘과 땅’ 차이를 보이는 만큼 마케팅 차원에서 불가피하다”고 해명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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