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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연예인 되는 비용, 얼마드나 따져봤더니

입력 : 2012-07-10 01:32:05 수정 : 2012-07-10 10: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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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자체가 ‘돈 먹는 하마’
기획사 최대한 ‘본전 뽑기’
“맛있다고 놀라지 말아요∼ 오븐에서 구웠잖아요∼굽네.”

2008년 5월 인기 걸그룹 ‘소녀시대’를 모델로 한 치킨 광고가 장안의 화제가 됐다. 인기 최정상의 한류 전도사로, 그것도 이미지 관리가 지상명제인 여자 아이돌 그룹이 어쩌다 ‘치킨 광고’에까지 나섰을까. 소녀시대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처음에는 회사 내부에서도 광고안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고, 반발도 적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멤버 9인의 밥값, 기름값, 옷값이 너무 들어 어쩔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연예인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돈을 필요로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예다.

무대 위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인의 실상은 한마디로 ‘돈먹는 하마’다. 웬만한 스타라면 짙은 화장에 반짝이는 옷을 입고 무대에 한 번 서는 데 수천만원이 든다. 무대 아래에서 드는 ‘품위 유지비’도 만만찮다. 그룹은 솔로의 몇 배가 필요하다.

◆연예산업=‘돈 먹는 하마’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연예인과 기획사 간 수익분쟁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용역을 의뢰했다. 9일 아주대의 ‘연예매니지먼트산업 수익구조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씀씀이는 크지만 ‘한철’인 수익구조가 연예산업의 발전을 방해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쉽게 말해 한 물 가기 전에 투자비를 뽑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연예기획사가 가수를 무대에 한번 올리려면 의상비, 머리손질비, 차량비 등이 들어간다. 출연료 30만원(경력 30년 이상은 50만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유명 디자이너에게 무대의상이라도 맡기면 옷값만 1000만원 이상이다. 배우도 비슷하다. 스타 배우를 드라마 주연으로 출연시키면 메이크업 비용 등으로 월 1000만원, 차량 리스비와 기름값으로 600만원이 필요하다. 활동을 잠시 쉬더라도 비용은 크게 내려가지 않는다. 차량과 옷값, 머리비용은 고정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뽑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뽑아내야’

기획사는 연예인의 ‘품위유지비’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연예인이 노래와 드라마 제작에 들어가기 전에 외부행사와 광고로 해결한다. 대형 기획사보다 자금사정이 열악한 중소 기획사로서는 외부행사 등이 가장 많이 남는 장사다. 기획사와 연예인의 ‘충돌’은 여기서 생긴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인기 아이돌 그룹 2PM이 내부 수익 배분을 두고 이견이 생긴 게 한 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멤버들이 수입을 똑같이 나눠가지도록 했고, 솔로 활동이 많은 닉쿤과 택연이 불만을 가진 것. 2PM은 “개인적으로 CF를 찍더라도 모두 똑같이 나누기로 결국 의견을 모았다”며 진화에 나섰다.

일부 연예인은 자살도 금지된다. 일부 광고주는 최근 광고계약 기간 중 소속 연예인이 자살해 제품 이미지가 하락할 경우를 우려해 기획사와 연예인에게 자살 금지조항을 계약서에 넣자고 요구하기도 한다.

김민규 아주대 교수(문화콘텐츠학)는 “한시적으로만 수익을 내는 현행 연예산업의 구조가 각종 분쟁의 원인”이라면서 “기획사가 고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제도적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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