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병전투차로서는 유례없이 100㎜ 활강포, 30㎜ 기관포, 7.62㎜ 기관총 등 복합무장을 탑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군이 당시 보유 중이던 K200 보병전투차의 약한 화력을 보완할 수 있었다.
주무장은 100㎜ 활강포를 장착했다. 구경만 따지면 국내에서 1980년대 개발된 K1 전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K200의 주무장은 12.7㎜ 기관총 1정뿐이었다.
러시아는 소련 시절부터 보병전투차 성능이 서방을 앞질렀다. 소련은 보병전투차의 효시인 BMP-1을 처음으로 선보이며 서방 측을 긴장시켰다. 보병전투차는 보병이 탑승한 상태에서 전투를 통해 적을 제압한다는 새로운 전술개념에 바탕한 신무기였다.
러시아가 ‘탑승전투’라는 전술을 앞세워 개발한 보병전투차는 지상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전차는 보병이 목표물을 확보할 수 있도록 먼저 진격해 길을 열어주는 보조 개념에 불과했다. 보병전투차의 등장으로 전차와 보병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공격 전술이 가능해졌다.
BMP-1 이후 미국의 브래들리, 독일의 마더와 퓨마 같은 보병전투장갑차가 속속 개발됐다.
주포가 강하다고는 하지만 관통력은 전차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 차체 무게가 18t을 약간 웃도는 정도여서 포 발사 시 충격을 견딜 수 있게 고려했기 때문이다. 100㎜ 활강포는 1500m 거리에서 두께 25㎜의 장갑을 뚫는 관통력을 갖고 있다.
주포에서 9M117 대전차미사일도 발사되는데 레이저 유도방식으로 최대 4000m 사거리를 지녔다.

방호력은 약한 편이다. 이는 BMP-3가 수륙양용으로 설계돼 너무 무거워지지 않도록 장갑을 두껍지 않게 설계했기 때문이다. 대신 포탑과 측면에 반응장갑을 부착해 단점을 보완했다. 수상 주행을 위해 후부 하단에 2개의 워터제트 추진기를 장착했다. 수상 주행 속도는 시속 10㎞ 정도다.
전투병들이 탑승하거나 하차 시 차체 뒷부분에서 위로 문을 열고 닫아야 하는 번거로움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포탑 후방에는 7명이 탈 수 있는데 공간이 협소해서 장시간 탑승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평가다.
BMP-3는 러시아와 구 소련 소속 국가였던 우크라이나,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뿐 아니라 중동의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에서도 운용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우리 육군에서는 2개 대대로 편제돼 있고 러시아제 전차인 T-80U와 마찬가지로 동부전선에 실전 배치됐다.
안두원 기자 flyhig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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