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 철판도 관통… 반동·후폭풍 적어 효율적
세계 2차대전 당시 독일군의 항복을 1년간 늦췄다는 평가를 받는 무기가 있다.
바로 대전차화기인 판저파우스트다. 이는 전후에 옛 소련군에 노획돼 대전차무기인 RPG-2, RPG-7, 판저파우스트-3(PZF-3) 개발에 영향을 미쳤다.
육군은 1990년대 북한이 방어력이 뛰어난 T-72 전차를 도입한 것이 포착되자 이에 대항할 중대급 대전차화기로 판저파우스트-3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현재 약 1만기가 배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에서 도입 당시 절충교역을 통해 최신형 탄두기술을 이전받아 이후 국산 대전차무기 개발에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판저파우스트-3 대전차 로켓의 장갑 관통력은 기본형 탄두가 700㎜에 이르며, 최근 개발된 개량형 탄두는 최대 900㎜의 철판을 뚫을 수 있다. 사거리는 정지목표가 500m 수준이며, 이동목표에도 약 300m 거리에서 사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이를 운용하는 군 관계자들은 이보다는 사거리가 짧다고 말한다. 최소 유효사거리는 25m다.
독일의 명품 대전차화기로 평가받는 이 무기는 현재 2세대 전차를 넘어 반응장갑에 대응하기 위한 2중 탄두를 갖춘 형태가 개발됐으며, 레이저 유도방식을 사용해 사거리를 800m까지 늘린 개량형이 이스라엘과 공동연구로 개발됐다. 이 밖에도 거치대를 설치한 뒤 카메라나 음향센서를 장착, 발사하는 매복형과 벙커 파괴를 위한 특수형 등도 개발됐다.
이는 파괴력을 높이기 위해 탄두의 크기를 늘려 발사관 안에 탄두는 들어가지 않고, 추진체만 들어가는 독특한 형태로 구성돼 있다. 특히 ‘카운터매스’라는 무게추를 뒤로 보내는 작용-반작용 방식을 사용해 반동과 후폭풍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결과적으로 좁은 참호 등에서도 운용할 수 있고 발사후 적에게 위치를 노출시키지 않아 생존력을 크게 높인 것이다. 본래 1회용인 것을 개량해 3회까지 발사할 수 있다. 3회 발사 이후에는 영점이 비뚤어지기에 업체는 규정 횟수 사용 후 점검을 권고하지만 실제 군에서 운용할 때는 최대 십여발 이상도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력한 파괴력에는 사고 위험도 뒤따른다. 2004년 9월3일 경기 포천 육군 모부대 직사공용화기 사격장에서 판저파우스트-3 사격훈련을 하다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소대장(중위)이 철갑파괴용 고폭탄이 장착된 사실을 모르고 잘못 격발해 12m 떨어진 사격장 안내표지판 콘크리트 구조물로 발사됐다. 이로 인해 인근에 있던 중대원 가운데 2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현재 판저파우스트-3는 독일과 한국을 비롯해 스위스, 이탈리아, 일본, 네덜란드 등에서 사용 중이다. 한국은 라이선스 생산으로 발사관과 탄두를 국내에서 제작하고 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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