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경기 안양시 석수1동 삼막천 계곡. 전국을 강타했던 추위가 풀렸으나 냉기가 여전히 대지를 휘감고 있는 쌀쌀한 날씨 속에 사단법인 민족정기선양회 회원들이 일제가 박은 쇠말뚝(‘혈침’)들을 제거하고 구멍 난 곳을 메우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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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민족정기선양회 회원이 7일 경기 안양시 석수1동 삼막천 계곡에서 일제 때 박은 쇠말뚝을 제거하고 구멍 난 곳을 메우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안양=연합뉴스 |
삼막계곡에 박힌 지름 3㎝ 6각형의 이 쇠말뚝은 현재까지 발견된 것만 모두 14개로, 땅에서 0.4∼1.2m가량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땅속으로 박힌 나머지 길이는 0.24∼1.23m에 달했다.
소윤하 민족정기선양회장은 삼막계곡에 쇠말뚝이 박혀 있다는 주민 제보를 받고 지난해 10월 첫 현장 확인에 나서 지난달까지 12개를 찾아냈다. 지난 1일 쇠말뚝 제거를 위해 산신에게 고유제를 올릴 때까지만 해도 12개뿐이던 쇠말뚝은 지난주 2개가 추가로 발견됐다.
민족정기선양회는 6일 오전부터 소 회장과 인부 등 10여명이 계곡 물길을 막고 망치 등으로 1시간가량 쇠말뚝 주변을 두드린 끝에 바위 틈속에 깊숙이 박힌 쇠말뚝 3개를 뽑아냈다. 소 회장은 계곡에서 발견된 14개의 쇠말뚝 가운데 지금까지 8개를 뽑았고, 나머지는 이달 중으로 모두 뽑은 뒤 3·1절에 맞춰 쇠말뚝을 제거하고 남은 빈자리를 메우고 산신에게 정안제를 올릴 계획이다.
소 회장은 “혈침을 제거하면 뽑힌 자리에 상처가 남는데, 이를 메워줘야 상처가 빨리 아문다”고 했다. 소 회장은 쇠말뚝을 빼낸 빈자리를 계곡 주변에서 물색한 같은 석질의 작은바위를 망치로 잘게 부숴 메웠다. 1985년부터 전국을 누비며 일제 때 박은 것으로 추정되는 혈침 뽑는 일을 26년 동안 하고 있는 소 회장은 그동안 300여개의 쇠말뚝을 뽑아 우리 민족과 한반도의 기맥을 회복시키는 작업을 벌여왔다.
안양=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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