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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잡한 봉하마을 표정 "깨끗한 전직 대통령 될 줄 알았는데…"

입력 : 2009-04-08 18:59:54 수정 : 2009-04-08 18: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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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열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과문을 통해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커진 가운데 8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사저 주변에서 기자들이 취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손 큰 박연차(구속) 태광실업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에게) 10억만 줬겠습니까.”

8일 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에서 만난 박진호(자영업·김해시)씨는 “솔직히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총무비서관을 통해 받았다는 액수에 신뢰가 안 간다”며 “검찰이 명쾌하게 수사해 다시는 이 땅에서 전직 대통령 관련 비리가 없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영수(김해시·회사원)씨도 “노 전 대통령이야말로 퇴임 후에 깨끗한 최초의 대통령이 될 줄 알았다”며 “점차 (노 전 대통령 측이 돈 받은 게) 사실로 드러나니까 너무 허탈하다”고 말했다.

봉하마을 주민들은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아내 권양숙 여사를 통해 돈을 받은 사실을 실토하자 너무 큰 충격을 받았는지 대부분 말문을 닫아버렸다.

마을 중앙에 있는 회관 앞 광장에도 기자들만 들락거릴 뿐 관광객도 평소보다 줄어 뒤숭숭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감기로 누워 있는 이병기 봉하마을 이장은 “몸과 마음이 아파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기도 싫고, 딱히 대답할 말도 없다”고 힘없이 말해 충격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했다. 박영재 진영읍 번영회장도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미안하다”며 언론과의 접촉을 극도로 자제했다.

다만, 지난해 2월 노 전 대통령 귀향환영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선진규(75) 봉화산청소년수련원장은 “마음이 너무 착잡하다. 물론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작은 돈이든 큰 돈이든 깨끗해야 하지만 역대 정권에서는 수백억 수천억 차떼기가 수두룩했는데…. 이웃주민 입장에서 볼 때는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검찰 수사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사저 창가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내실에서 두문불출했다. 그의 사저 칩거는 형 건평씨가 세종증권 매각 비리로 구속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5일 이후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측근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사저 내실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매일 오전 5시쯤 일어나 일종의 맨손체조인 ‘요가식 스트레칭’을 하고 오전 7시쯤 아침식사를 한 뒤 비서진과 차를 마시며 회의를 하는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에는 내실에서 혼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전언이다. 김경수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은) 최근 사저 내실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며 “비서진도 노 전 대통령이 내실에서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른다”고 전했다.

김해=전상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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