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 부설 제주별문화연구회에 따르면 천문도는 가로 85㎝, 세로 75㎝ 크기로 한지에 묵색으로 필사되어 있고 일부 별자리를 구분하기 위해 채색을 가미했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천문도라 할 수 있는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 유형과 전혀 다른 모습을 띠고 있다. 이와 유사한 천문도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보고된 바가 없다.
천문도에는 제작연대 표시가 없어서 정확한 제작시기를 알 수 없으나 소장자인 진성기 제주민속박물관장은 1700년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에 발굴된 천문도는 현존하는 대부분의 천문도와는 완전히 다른 형식으로 그려졌다. 중심부 자미원(紫微垣)의 영역을 나타내는 원이나 적도, 황도의 표시도 없고 외곽에 12궁과 12차를 배치한 원이 전혀 그려져 있지 않다.
천상열차분야지도와 같은 천문도에서 필사한 것이라기보다는 ‘보천가(步天歌)’나 ‘천문유초(天文類抄)’ 등의 천문서적에서 각 별자리를 보고 재배치해 그린 것으로 보인다.
천문도 중심부에는 하늘 나라 궁궐에 해당하는 자미원(紫微垣), 하늘 나라 임금과 대신이 정사를 논의하는 명당인 태미원(太微垣), 하늘 나라의 시장에 해당하는 천시원(天市垣)이 그려져 있고 주변에 28수가 배치돼 있다.
각 별자리의 그림은 기존의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별자리와 다른 형태로 그려져 있다. 기존의 천문도는 지상에서 하늘을 바라본 형태로 그려져 있는데, 이 천문도의 자미원, 태미원, 천시원은 천상에서 하늘을 내려다 본 시점으로 그려져 있다. 28수의 배치도 좌우 방향이 뒤집혀 그려져 있지만 28수 별자리의 모습은 제대로 그려져 있다. 이러한 사례는 현존하는 천문도에서 보기 드문 것으로 제작자가 기존의 별자리 그림을 재배치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관아보다는 민간에서 활용되었던 천문도로 추정되는데, 민간의 지식인이 천문 학습에 활용했거나 성수(星宿)신앙의 목적으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주에는 전통적으로 성수신앙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적 컨텐츠가 남아 있다. 제주읍성 내부에 있었던 칠성대와 한라산 중턱에 있었던 칠성대, 한라산 신선전설과 노인성 신앙, 민간의 칠성 신앙, 개벽신화의 별 이야기 등이 성수신앙과 관련돼 있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이 천문도 제작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오상학 제주별문화연구회장은 “조선시대 제주도에 거주했던 민간의 지식인이 기존 천문서적을 바탕으로 독특한 방식으로 제작한 희귀한 천문도”라며 “조선후기 지역사회에서 천문도가 제작되고 활용되었던 실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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