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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마 극복 ‘인간승리 드라마’

입력 : 2008-01-09 11:49:52 수정 : 2008-01-09 11: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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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박철우·금호생명 강지숙 ‘닮은 꼴’
◇박철우                                                                 ◇강지숙
겨울 스포츠의 꽃 배구와 농구에 나란히 ‘아름다운 투혼’을 펼치는 선수가 있다. 바로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왼손 거포’ 박철우(23)와 여자프로농구 금호생명의 ‘순둥이 센터’ 강지숙(29)이 그 주인공. 둘은 ‘닮은 꼴’이다. 몸에 ‘메스’를 대고 선수생명까지 위협받았지만 당당히 이를 이겨내고 ‘인간 승리 드라마’를 써 가고 있다.

박철우는 기흉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 기흉이란 폐를 둘러싼 흉막 사이에 공기가 차는 병. 경북사대부고 시절인 2000년에 이어 벌써 네 차례나 수술대에 올랐다. 지난해 말엔 선수생활을 그만둬야 한다는 ‘사형선고’까지 받았다. 하지만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박철우는 2003년 고교졸업 후 계약금 4억원에 현대캐피탈에 입단한 기대주다. 큰 키(198㎝)와 용수철 탄력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스파이크는 물론 대포알 서브까지 갖춰 ‘돌고래 스파이커’ 장윤창과 ‘월드 스타’ 김세진의 뒤를 이을 차세대 라이트 재목감으로 꼽혀 왔다. 올 시즌 용병 없이 V리그를 치르고 있는 현대캐피탈 입장에선 박철우의 존재 가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박철우로선 아직도 재발이 우려되지만 어려운 팀 사정상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박철우는 지난달 6일 상무전에서 교체 선수로 첫 신고식을 치렀다. 당초 2라운드 이후에나 출장할 것이라는 예상을 깬 조기 출격. 박철우의 코트 적응력은 놀랍다. 27일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는 4세트 모두 출전하며 팀내 최다인 21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6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선 팀이 비록 세트스코어 2-3으로 아깝게 지긴 했지만 역시 팀내 최다인 22득점을 기록하며 정상 컨디션을 되찾아 가고 있다. 그 덕분에 현대캐피탈은 8일 현재 7승4패로 3위에 랭크,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강지숙(198㎝)은 하은주(신한은행·202㎝)가 국내 무대를 밟기 전까진 국내 최장신 센터였다. 국가대표 센터로 뛰던 2006년 9월 브라질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그에게 ‘청천벽력’이 떨어졌다. “심장 판막 쪽에 작은 구멍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것. 정식 병명은 심실중격결손증. 수술을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진단에 그해 12월15일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뒤이어 찾아온 시련. 수술 후 최소한 1년은 쉬어야 한다는 의사 소견에 소속팀이던 신한은행에서 임의탈퇴 선수 처리됐다. 모두가 그의 코트 복귀가 어려울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강지숙은 돌아왔다. 지난해 5월 금호생명으로 트레이드되면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된 것. ‘미녀 리바운더’ 신정자 외에는 이렇다 할 센터 요원이 없는 금호생명 입장에선 강지숙의 가세가 천군만마와 같았다. 덕분에 꼴찌후보 금호생명은 예상을 깨고 3위에 오르는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강지숙은 마음이 편치 않다. 허리디스크로 고생하던 어머니가 갑상선과 뇌 이상이 발견돼 지난해 두 차례나 대수술을 받은 것. 경기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강지숙은 이를 악물고 코트를 누빈다. 강지숙은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킨 뒤 당당히 어머니 앞에 서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명준 기자

blowdr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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