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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 ‘묻지마 악플’… 낯 부끄러운 대한민국

입력 : 2012-08-10 06:31:37 수정 : 2012-08-10 06: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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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발치더니” “안 봤으면”
맹목적인 인신공격 눈살
선수들 “나한테 왜” 착잡
“열심히 한 선수들이 보면 얼마나 상처받겠어요.”

직장인 김모(29·여)씨는 9일 오전 출근길에 스마트폰으로 올림픽 관련 기사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선수들을 깎아내리는 ‘악성 댓글’이 눈에 띄게 많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격려는 못해줄망정 험한 말로 사기를 꺾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대훈 선수(태권도 남자 58kg 이하)의 은메달 획득 기사에 달린 악성 댓글.
자료:인터넷 캡처
올림픽 참가 선수들을 겨냥한 일부 네티즌의 ‘악플’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날 오전 은메달을 딴 이대훈 선수(태권도 남자 58kg 이하)의 기사에는 격려보다 질타가 주를 이뤘다. ‘어떻게 국가대표에 뽑혔는지 보는 내내 답답했다’, ‘(대표)선발전은 제대로 치르고 나왔는지 의문이다. 초딩 겨루기하는 것 같았다’ 등 경기력을 문제삼는 글들이 이어졌다. ‘대훈이 파마 잘 나왔네. 미용실 차려 볼 생각 없나?’, ‘태권도 그만두고 아이돌이나 해라’는 등 경기와 상관없는 인신공격도 상당수였다.

부상으로 메달 획득에 실패한 왕기춘 선수(유도)는 2008년에 이어 이번에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2008년 “안 보인다고 악플 달지 마시고, 차라리 직접 한 대 때려 달라”는 말로 악플 자제를 부탁했지만 ‘다음 올림픽에서는 제발 안 봤으면 좋겠다’는 등 맹목적인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몰상식한 댓글은 선수들의 가슴을 후벼판다. 남자 복싱 라이트플라이급 16강전에서 탈락한 신종훈 선수는 ‘TV에서 설레발치더니 그럴 줄 알았다’는 등의 댓글 때문에 큰 상처를 받았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내가 왜 눈치를 봐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일부 네티즌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해 대다수는 ‘비난을 자제하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악플은 달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오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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