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현상·통신비 껑충 “일단 카톡방(카카오톡 채팅방)부터 만들어요.”
대학 4년생 김모(22·여)씨는 수업때 조별 과제를 부여받으면 카톡방을 이용한 ‘스마트폰 조 모임’을 자주 갖는다.
2000년대 초만 해도 조모임을 하기 위해 같은 조 학생들이 모여 빈 강의실을 찾아 헤매는 경우가 태반이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각자 있는 곳에서 논의하는 것이 가능하다. 상상하기 어려웠던 캠퍼스 내 ‘원격대화’가 실현된 셈이다. 김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온라인 조모임을 하려면 컴퓨터를 켜야 했지만 지금은 어디서나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반면 ‘늘어난 요금’은 고스란히 부담으로 돌아온다. 그는 “예전에는 요금이 3만원도 안됐는데 스마트폰을 쓰면서 2배 이상 늘었다”고 하소연했다.
대학생 10명 중 9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서 대학가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스마트 라이프’가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과도한 통신비’와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그림자도 덩달아 짙어지고 있다.
12일 마케팅 전문업체 ‘TMG 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대학생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마트폰 사용률이 90.9%에 달했다. 지난해(46.5%)보다 2배나 증가한 수치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는 ‘학내 생활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 시내 주요 대학 28곳 중 2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학교 생활과 관련한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앱은 초기에 학과수업 정도를 검색할 수 있었지만 점차 진화해 이제는 도서관 책이나 학생식당 메뉴까지 검색이 가능해졌다. 셔틀버스 위치도 검색할 수 있다. 이모(25·여)씨는 “검색 후 빌리려는 책이 있을 때만 도서관에 가니까 헛걸음 하는 일이 없어졌다”며 “스마트폰 때문에 대학 생활이 훨씬 편해졌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이 소개팅도 주선한다. 프로필을 보고 만남을 갖는 ‘소셜 데이팅 앱’이 인기다. 대학생 김모(24)씨는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주선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거절할 수 있어 부담이 덜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통신비 부담이 크다. 특별한 소득이 없는 학생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TMG 코리아’ 조사에서는 대학생 월 평균 휴대전화 요금이 5만9437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5만1000원이던 것이 8000원 이상 늘어났다.
한 달 용돈(29만2000원)의 5분의 1을 통신비로 쓰는 셈이다.
‘스마트폰 중독’도 우려할 만하다. 여대생 박모(23)씨는 틈만 나면 스마트폰으로 채팅을 하고 인터넷에 접속한다. 그는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나온 적이 있었는데 하루종일 불안하고 심심했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업체 ‘알바천국’의 설문에서 대학생 1896명 중 48.3%가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다’고 답했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것 같다’고 한 학생도 37.3%나 됐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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