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강수량 평년의 35%에 불과
“한반도 고기압 머물며 비 적게 내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강수량은 1973년 이후 5월 기준으로 ‘최소 순위 3위’에 해당할 만큼 적다. 1978년 14.4㎜, 2001년 32.9㎜ 다음으로 최악의 가뭄이다. 특히 충남 서산은 물부족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이 지역에 지난달 내린 14.5㎜의 비는 평년(105.2㎜)의 13.8% 수준이다. 4월까지만 해도 누적 강수량이 172.6㎜로 평년(171.3㎜)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달 가뭄으로 누적 강수량이 187.1㎜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모내기를 앞두고 상황이 180도 달라진 것이다.
한반도의 극심한 가뭄은 평소와 다른 ‘기압 배치’가 원인이다. 통상 저기압이 주기적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주면서 비를 뿌렸지만 올해 한반도는 고기압의 영향을 더 받았다.

이날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지만 가뭄을 해갈할 수준은 아니다. 오후 9시 현재 충남 남부와 전북 북부 지역에는 20∼30㎜의 비가 내렸고, 서울·경기 동북부·경상도 지역 등 전국 곳곳에서 소나기성 비가 20㎜ 안팎으로 내렸지만 충남 서산은 2.9㎜, 당진은 0.5㎜의 비가 내렸을 뿐이다.
타는 농심을 적셔줄 비는 6월 하순에나 기대할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6월20일 이후 장마철에 접어들어야 100∼200㎜가량의 많은 비가 예상된다”며 “그 전까지는 많아야 30㎜ 정도의 강수량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7월 초에도 평년(61∼126㎜)보다 많은 비가 예상된다. 농작물이 그때까지 버텨줄지가 관건이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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