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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부풀려 ‘비자금 조성’ 소문

입력 : 2012-04-25 18:57:51 수정 : 2012-04-25 23:5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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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딜러만 300∼600명… 비슷한 규모는 30∼40명
법원 “929억 용처 불분명”
파이시티 이정배(55) 전 대표가 인허가 과정에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정·관계 인사를 상대로 한 금품 로비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2009년 이 사업에 참여했던 분양 딜러들 사이에는 당시 이미 거액의 비자금이 조성되고 있다는 소문이 은밀히 나돌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파이시티 측이 대규모의 분양 딜러를 고용하고 이들의 인건비를 빼돌리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만들고 있다는 등의 구체적인 조성 수법도 거론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분양 딜러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파이시티 측은 사업 개시 이후 분양 딜러 300∼600명을 고용해 상가 투자자를 적극 유치했다. 비슷한 규모의 사업에서 활동하는 분양 딜러의 수가 30∼40명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규모다. 이 때문에 당시 분양 딜러 사이에서 “분양 딜러의 수가 비정상적으로 많다”면서 “인건비 항목을 부풀려 비자금을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분양 딜러를 많이 고용한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다.

이와 관련, 최 전 위원장의 최측근인 정용욱(50·해외체류중) 전 방통위 정책보좌역이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파이시티 사업 투자자를 직접 모집하고 다녔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파이시티 분양 딜러로 근무한 A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2009∼2010년 근무 당시 파이시티가 분양 딜러 인건비 명목으로 비자금을 형성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면서 “파이시티 측은 분양 딜러를 통상적인 경우의 10∼20배에 달하는 대규모로 운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인허가 과정에서 권력형 로비 의혹이 일고 있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복합물류단지 ‘파이시티’ 부지.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와 관련해 법원은 이 전 대표 등 파이시티 경영진이 운용한 회사 돈 가운데 지출내용이 불분명한 자금이 929억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법원이 회계법인을 조사위원으로 선임해 분석한 결과, 관계사 등에 대한 부당대여금이 668억원, 사업인수 관련 부당지출이 252억원,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분양홍보비가 9억원에 달했다.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은 로비용 자금이나 비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이 전 대표가 최 전 위원장 등에게 건넸다고 주장하는 61억원 외에도 상당 부분의 자금이 로비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자금 용처를 집중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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