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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놀음’ 교육정책 부작용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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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실태조사·성적향상도 평가 등 섣부른 자료 남발
학교 서열화·불신 초래… 교육정책 기조 재검토해야
성적 향상도를 포함한 이명박(MB) 정부의 교육정책이 지나치게 계량화에 집중하면서 학교 서열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이번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처럼 통계적 의미를 인정받지 못하는 자료를 모두 공개하는 바람에 일부 학교에 ‘낙인효과’를 지웠다는 반발을 사고 있다. 전문가들은 검증되지 않은 자료 공개를 통한 학교 서열화 및 경쟁 유발이라는 MB정부의 교육정책 기조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각종 교육평가 양산


23일 교육학계에 따르면 MB정부의 교육정책은 각종 계량화된 지표를 통해 학교 및 교육청들의 순위를 매기거나 정책의 성공 여부를 평가하는게 주된 특징이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고교별 학업성취도 향상도평가가 대표적이다.

고2 학생의 성적이 학교의 노력 여하에 따라 2년 전 중3 때에 비해 얼마나 향상됐는지를 보여주는 이 지표는 가정의 지원이나 개인 노력 부분은 전혀 반영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정부가 각종 공교육 강화 정책의 성과로 내세우는 사교육비 감소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지난해 사교육비 규모가 약 20조1000억원으로 전년도 20조9000억원에 비해 3.6% 줄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사교육비가 준 것은 공교육 강화보다는 단순히 학생 수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교육학)는 “이명박 정부 들어 계량적인 교육지표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정책수립을 위한 참고자료에 불과한 자료들을 정책 홍보에 적극 활용하다 보면 학교 서열화와 같은 부작용만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믿을 만한 통계자료도 신중을 거듭해야

정부의 섣부른 자료 공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교과부는 2009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의 시도별, 영역별 현황을 공개한 데 이어 2010년에는 학업능력성취도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학부모가 학생이나 학교 현황을 알아야만 문제점이나 해결책을 찾을 수 있고 공개로 인한 학교 간 경쟁과 책임이 강화돼 전반적인 공교육 체질도 개선될 수 있다는 논리에서였다.

하지만 이번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한 것이 이후 야기될 부작용마저 감수할 만큼의 의미와 가치를 지녔는지는 의문이다. 초·중·고교생 25%의 의견으로 실체가 없는 설문조사 결과를 갖고 일선 학교 줄세우기와 학교·학부모 간 불신만 초래했기 때문이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사실인지도 아닌지도 모르는 자료를 갖고 덜컥 발표해 버리면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져 버린다”면서 “정책당국이 해결 의지를 갖고 조사를 벌인 것인지, 아니면 쏟아지는 비판을 학교 측에 떠넘기기 위한 것이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송민섭·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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