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간 길수록 삶 만족도 낮아 전북 전주에 사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여성 A씨. 미용사 보조직 경험이 있는 그는 취업을 위해 수차례 미용실 문을 두드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서류조차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그는 “내가 베트남에서 와서 싫어하는 것 같다. 주민등록증도 발급받은 한국인인데 왜 자꾸 외국인으로 바라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결혼이민자 노동시장 통합과제’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결혼이민여성의 가장 큰 고민은 ‘경제적 문제’였다. 그러다 보니 취업에 대한 욕구도 컸다. 하지만 같은 연령대의 학력이나 경험면에서 한국 여성들보다 불리해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웠다.
◆“언제 극빈층으로 떨어질지…”
결혼이민여성들의 가장 큰 고민은 ‘먹고사는’ 문제였다. 응답자의 46.3%가 앞으로 10년 뒤 가장 큰 고민으로 ‘경제문제’를 꼽았다. 특히 결혼기간이 길수록 더욱 심했다. 결혼 5년차 미만은 경제적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이 35%였으나 5∼10년차는 40.8%, 10년 이상은 58.8%였다. 60세 전후의 걱정거리 역시 경제적 문제(59.4%)의 비중이 가장 컸다.
결혼이민여성들은 대부분 가난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한국 거주기간이 길수록 삶의 만족도가 더 낮았다.
한국 내 같은 지역에 사는 가구와 비교한 생활수준에 대한 주관적 만족도를 보면 5점 만점에 평균 2.71로 중간점수(3점)보다 낮았다. 결혼 기간별로 가난하다는 응답은 1∼3년 미만이 29.8%였으나 10년 이상은 38.5%나 됐다. 현재 소득수준에 대한 만족도도 2.77점에 그쳤다. 1∼3년 미만은 불만이 14.5%였으나 10년 이상은 50.2%에 달했다.
한국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기대수준이 높아졌거나 연령이 많아졌지만 소득수준이 개선되지 않은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결혼 기간별 결혼이민여성 가구의 월평균 총소득은 1∼3년 미만이 224만6200원, 3∼5년 미만이 217만7500원, 5∼10년 미만이 250만1100원, 10년 이상이 245만8500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현 소득수준을 감안할 때 결혼이민여성은 시간이 흐를수록 취업전선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 현재도 대부분 저소득층인 상황에서 배우자의 노동시장 은퇴, 사별, 이혼의 상황이 닥치면 당장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결혼이민여성과 배우자의 나이 차이는 1991년 2.8세에서 2009년에는 11.1세로 벌어졌다. 배우자의 노동시장 은퇴나 사별을 더 일찍 대비해야 하는 셈이다. 또 결혼이민여성의 이혼은 2001년 1694건으로 우리나라 전체 이혼의 1.3%에 불과했으나 2009년에는 1만1692건으로 9.4%까지 확대됐다.
또 이들이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중학교 졸업 이하 학력자가 36.1%로 한국 여성(25∼54세, 17.8%)보다 많고, 인적 네트워크와 일자리 경험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 조사 대상 결혼이민여성 중 현재 일하는 사람은 32.6%에 불과했다.
미취업 결혼이민여성의 경우 71.4%는 취업할 의사가 있지만 걸림돌이 많았다. 이들은 현재 일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집안일·자녀양육·노인돌봄’(40.9%)과 ‘한국말 서툼’(22.6%)을 많이 꼽았다.
노동연구원 이규용 연구위원은 “결혼이민여성의 경우 집안일이나 자녀양육에 따른 비용을 취업과 비교하더라도 현 소득수준을 감안하면 실익이 크지 않다”며 “자녀돌봄이나 가사일 부담을 사회적으로 덜어주는 것이 결혼이민여성 취업지원정책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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