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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 300명 시대’ 연수원 13기…총장자리 놓고 마지막 진검 승부

입력 : 2011-06-27 21:35:29 수정 : 2011-06-27 21: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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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석 등 6명 후보군…14기 파격 발탁할 수도
장관인사도 영향 미칠 듯
총선과 대선이 있는 2012년이 ‘정치권력’ 교체의 해라면, 법원과 검찰의 얼굴이 바뀌는 올해는 ‘사법권력’ 교체의 해다. 법원은 고등고시 출신 대법원장의 퇴장에 따라 처음으로 사법시험 세대 법조인 중에서 수장을 맞이할 전망이다. 검찰은 사시 정원이 갑자기 늘어난 1981년 이후 합격자 중에서 총수가 나온다. 새 대법원장과 검찰총장이 취임하면 두 조직 모두 대규모 ‘물갈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 일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004년 6월 송광수 당시 검찰총장은 기자들과의 대화 도중 “사법연수원 13기는 ‘리바이어던’이다. 13기 때문에 검찰조직 관리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리바이어던’은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바다 괴물이다. 8월19일 퇴임을 앞둔 김준규 검찰총장 바로 밑에는 연수원 13기 검사들이 버티고 있다.

선배들에게서 ‘괴물’이란 놀림을 받으며 성장한 그들이 어느덧 검찰 총수를 바라보는 고지에 오른 것이다.

◆연수원 13기 검사들 ‘마지막 승부’

27일 검찰에 따르면 연수원 13기는 1981년 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들이 주축을 이룬다. 81년은 우리나라 사법사에 한 획을 그은 해다.

80년까지 100여명에 불과했던 사시 합격자 정원이 81년부터 갑자기 300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사시 300명’ 시대를 처음 연 연수원 13기 수료생 중 무려 100명이 검사로 임용됐다.

이는 10기 26명, 11기 37명, 12기 47명과 비교할 때 엄청난 숫자다. 자리는 한정돼 있는데 사람은 많으니 13기 검사들은 인사 때마다 핵심 보직을 놓고 치열한 경합이 불가피했다. 송 총장이 13기를 ‘리바이어던’에 비유한 속내도 여기에 있다.

청운의 꿈을 품고 출발한 13기 검사 100명 중 ‘검찰의 별’이라는 검사장 대열에 진입한 이는 13명에 불과하다. 고검장까지 올라선 이는 겨우 6명뿐이다.

임용 당시부터 계산해 거의 17대 1의 ‘살인적’ 경쟁률을 뚫고 살아남은 6명은 박용석 대검찰청 차장, 조근호 법무연수원장, 차동민 서울고검장,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 황교안 부산고검장, 황희철 법무부 차관이다. 이들은 검찰총장이라는 최종 목표를 향한 ‘마지막 승부’를 펼치고 있다.

◆세대교체론, 법무장관 인사 변수

차기 총장 후보군에 속한 9명의 고검장 중에는 연수원 13기 출신 6명 외에 14기도 3명 있다. 14기 고검장은 노환균 대구고검장, 안창호 광주고검장, 채동욱 대전고검장이다.

일각에선 “14기 중에서도 총장이 나올 수 있다”고 분석한다. 2009년 연수원 9기 임채진 총장의 후임자로 10기나 11기 대신 세 기수를 건너뛰어 12기의 천성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발탁한 이명박 대통령의 파격적 인사 스타일을 감안한 판단이다.

비록 천 지검장은 총장 문턱에서 낙마했지만, 그로 인해 검찰은 큰 폭의 세대교체를 겪었다. 14기에서는 대구·경북(TK)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인 노 고검장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이번에 14기가 총장에 임명되면 15명 안팎의 고검장·검사장이 한꺼번에 용퇴하면서 검찰조직 전체가 커다란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어느덧 임기 말에 접어든 현 정권이 ‘변화’보다 ‘안정’에 방점을 찍을 경우 선배인 13기 검사 중에서 차기 총장을 ‘낙점’할 것으로 관측된다.

법무부 장관 인사도 변수다. 청와대는 지난달 개각을 앞두고 ‘교체설’이 나돌던 이귀남 법무장관에 대해 “8월 검찰 인사 때 함께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만약 TK 출신인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장관으로 옮기면 TK 총장 탄생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김태훈·조민중 기자 inthepeop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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