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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의 꿈이 영글어가는 성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입력 : 2009-11-09 17:06:50 수정 : 2009-11-09 17: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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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이관민 교수(오른쪽)와 신동희 교수가 이 대학 국제관 연구실에서 학과 설립 이후의 성과와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설립 1년 만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만큼 앞으로 캠퍼스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갈 겁니다.”

 5일 성균관대 국제관 내 연구실에서 만난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이관민 교수와 신동희 교수는 다소 지친 듯하면서도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이 교수는 “하루 12시간이 넘도록 학생들과 연구에만 매진해 숨 돌릴 틈이 없다”고 밝게 웃었다.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하고 있는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사업 중 유일하게 인문학 분야에서 선정된 학과이다.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는 경영학에 인문학, 디자인, 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을 접목해 사용자 중심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다제학적 접근’을 취한다.

 다소 생소한 용어에 신 교수는 “기술이 아닌 사람을 이해하는 정보통신기술의 혁신가들을 양성하는 학문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즉 과거 제품의 외관이나 하드웨어에 집중했던 것을 지양하고 ‘닌텐도’와 같은 사용자 중심의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이다.

 지난해 설립된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는 외국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혁신적인 학문이다. 이에 대부분의 WCU 사업이 신입생 모집에 미달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는 1.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외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학생이나 현직 대학교수가 신입생으로 들어오는 등 호응을 얻었다. 이 교수는 “영어에세이 제출, 영어면접 등 ‘진입장벽’을 높이지 않았다면 경쟁률은 더 높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6명의 교수진은 세계적 석학으로 구성돼 있다. 외국인 교수 3명을 포함해 모든 교수들이 해외 대학에서 초빙됐다. 이 교수는 미국 남캘리포니아대 종신교수, 신 교수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였다. 신 교수는 국내로 ‘유턴’한 이유에 대해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는 비전이 뚜렷하고 전망이 좋아 인생을 여기에 바쳐도 좋다고 생각했다”며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왔지만 아직까지 후회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학생들이 학업에만 전념하도록 교수진이 연구비를 갹출해 전액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올해 2학기 첫 개강을 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벌써 나타나고 있다. SCI 논문 5편에 해당하는 SSCI 논문은 50여편이 넘었다. 이는 미국 스탠퍼드대학보다 더 높은 수치라는 설명이다. 로봇이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감정적 로봇’ 기술은 특허 출원을 앞두고 있다.

 이 교수는 “신흥 학문인 만큼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고 한다. 등록금과 생활비 마련 등의 이유로 학생 절반 가량은 일과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3년 뒤 WCU 사업이 종료되기 때문에 학과의 존속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미국식 커리큘럼과 교육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에 학생들이 느끼는 문화적 이질감도 상당하다.

 이 교수는 “정부와 대학에서도 긴 안목을 가지고 충분한 지원을 한다면 우리 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확신한다”며 “우리 학생들이 세계를 주름잡는 세계적인 학자로 양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원주 기자 stru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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