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대한민국 농촌, 가장 위험한 작업장] 농민들 ‘농작업 재해’에 속수무책

관련이슈 대한민국 농촌, 가장 위험한 작업장

입력 : 2009-09-28 02:36:17 수정 : 2009-09-28 02:36:17

인쇄 메일 url 공유 - +

농기계 사고 등으로 한달 21명 꼴 숨져

가입률 27%그쳐… 실제론 훨씬 많을 듯
농민들이 재해에 쓰러지고 있다. 농작업을 하다 숨지거나 다치는 예가 속출하고 농부증(농민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호흡곤란, 불면증 등 정신·신체적 장애 증상군)을 호소하는 경우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도 농업은 타 산업과 달리 산업재해 예방·보상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고, 이에 대한 정부 관심도 찾아보기 어렵다.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건강을 해치며 생활하는 농민들의 실태를 5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전국에서 매일 80여건의 농기계 사고 등 농작업 재해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한 달에 20여명이 숨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매일 한 명은 농작업 재해로 신체·정신적 장애 진단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농민의 27%가 가입한 농업인 안전공제 사고 현황에 따른 것으로, 안전공제에 가입하지 않은 농민을 포함할 경우 실제 농작업 재해는 이의 3배를 웃돌아 사망자가 매월 7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7일 세계일보가 농협의 ‘농업인 안전공제 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6년 1월부터 올 8월까지 안전공제 가입자(연평균 75만2000여명)들은 총 11만2575건의 농작업 재해를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월 2559건, 매일 84건의 각종 농작업 재해가 발생했고 매월 21명이 사망하는 등 농민들의 피해는 심각한 상황이다. 농작업 재해로 단순 치료를 받은 경우가 5만7319건으로 가장 많았고 ▲입원 5만3072건 ▲신체·정신적 장애 1279건 ▲사망 906건 순으로 나타났다. 안전공제 사고 현황에는 일부 전염성 질환과 농작업 외 일반 작업재해, 신체부위 결림 등 농부증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모두 포함할 경우 농작업 재해로 고통받는 농민은 훨씬 늘어나게 된다.

농작업 재해 증가세도 일반 산업재해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분석됐다.

농업인 안전공제 자료에 따르면 농작업 재해는 2006년 2만4240건을 시작으로 2007년 2만9184건, 2008년 3만5548건, 올 들어 8월까지 2만3603건을 기록해 매년 20% 이상 늘어나고 있다. 반면 일반 산업재해는 평균 3%의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작업 재해율도 농민이 타 산업 근로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민 재해율(농업인 안전공제 자료 기준)은 2007년 3.9%를 시작으로 2008년 4.6%, 2009년 8월까지 3.1%를 기록했다.

이는 2007년 0.72%, 2008년 0.71%를 나타낸 산업 재해율(산업안전보건공단 자료)보다 4∼7배 많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농업인 안전공제에는 농협 조합원 중 일부만 가입돼 있어 전체 농민의 농작업 재해 건수는 이를 크게 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말 현재 전체 농가 인구 중 1개월 이상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15세 이상(경제활동인구 기준) 농민은 총 277만3409명. 이를 같은 해 안전공제 가입자(76만4000명) 및 재해 건수(3만5548건)로 비교하면 안전공제 가입률은 27%에 불과하다.

농민 10명 중 7명은 농작업 재해를 당해도 마땅한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셈이다. 올 8월 말 현재 안전공제에는 75만4000명이 가입되어 있다.

농촌진흥청 농작업안전보건연구실 이경숙 실장은 “농민들은 작업 중 재해를 당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재해 건수는 훨씬 많을 것”이라며 “재해를 줄이기 위한 기초적인 통계 확보작업은 물론이고 사전·사후 안전 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취재팀=염호상(팀장)·박성준·안용성·엄형준·조민중 기자 tamsa@segye.com

오피니언

포토

‘오늘 결혼’ 김옥빈
  • ‘오늘 결혼’ 김옥빈
  • 정은채 가을 분위기 물씬…단발도 예쁘네
  • 문가영 완벽 미모 과시…시크한 표정
  • 엔믹스 설윤 '완벽한 미모'